NC 나성범은 2일 마산 한화전에서 2안타를 때려 시즌 타율 0.3782로 KIA 김선빈(0.3781)에 1모 차 앞선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이는 극명한 약점으로 꼽혔던 몸쪽 공 대처 능력이 향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 극명한 약점으로 꼽혔던 몸쪽 공 극복
나성범은 프로 2년차인 2014시즌, 최고타자의 기준이라는 타율 3할(0.329)-30홈런-100타점(101개)을 달성한 ‘괴물 타자’였다. 게다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불과 4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한 가지 극명한 약점이 있었다. 몸쪽 공에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 잘 치는 타자가 나타나면 해부 수준으로 전력분석을 하고, 약점이 발견되면 집요하게 공략한다. 그도 상대의 집중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지만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나성범이 달라졌다. 단순히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7월 31일까지 그의 몸쪽 스트라이크 공략 타율은 0.481에 달한다. 지난해(0.333)에 비해 1할4푼8리나 상승했다. 2015년(0.349)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아졌다. 올 시즌 10개 구단을 통틀어 몸쪽 스트라이크 대응력이 가장 좋다. 나성범이 몸쪽 공 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가 0.467을 기록하고 있는 구자욱(삼성)이다. 이어 3위 김재환(두산·0.442), 4위 송광민(한화·0.438), 5위 김문호(롯데·0.421) 순이다.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 몸쪽 공 정교함 뿐 아니라 장타력도 상승
정교함만 좋아진 게 아니다. 몸쪽 공을 장타로 연결시키는 힘도 키웠다. 기록으로 드러난다. 나성범의 몸쪽 스트라이크 장타율은 0.722에 달한다. 2015년 0.603, 2016년 0.563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다. 이는 10개 구단 중 6위에 랭크돼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구자욱(삼성·1.089), 재비어 스크럭스(NC·0.979), 한동민(SK·0.906), 김재환(두산·0.904) 김태균(한화·0.787) 등 리그 최고의 타자들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몸쪽 공을 타격했을 때 인플레이 타구 속도(번트 제외)도 2016년(122.8㎞/h)에 비해 12.1㎞/h(2017시즌 134.9㎞/h)나 빨라졌다. 이제 상대팀이 나성범을 상대로 몸쪽 공 승부를 하기 어려워졌다.
나성범은 소문난 ‘연습벌레’다. 야구 욕심도 많고,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올해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약점이었던 몸쪽 공을 이겨낸 게 가장 고무적이다. 이는 본인에게도 어쩌면 타격 1위를 위협하는 호성적보다 더 값진 성과일지 모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