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는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5승(3패)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날 승리로 16승 고지를 밟았다. 16승은 양현종이 지난 2010년과 2014년에 세운 개인 한 시즌 최다승과 같다. 1승만 더 올려도 한 시즌 개인 최다승 신기록을 쓰게 된다.
경기 초반부터 안정감 있는 투구가 빛났다. 양현종은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2회에는 4타자만 상대했다. 선두타자 김하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세 타자를 연달아 범타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박동원과 14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으나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후속타자 이정후에게는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곧바로 서건창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4회에는 무사 1루 상황에서 김민성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그러나 이택근과 고종욱을 내야땅볼로 엮어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양현종은 5회와 6회에 삼자범퇴 쇼를 벌이며 투구수 94개로 최종 6이닝을 소화했다. 팀 타선은 5회까지 9점의 넉넉한 타선 지원으로 그의 16승을 도왔다. 박진태가 7회부터 9회까지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양현종의 승리를 완성시켰다.
이로써 양현종은 6월 15일 롯데전 이후 선발 9연승을 내달렸다. 홈 선발 5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16승에 입맞춤하면서 다승왕 경쟁 상대인 팀 동료 헥터 노에시(15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KIA 입장에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현종과 헥터의 다승왕 경쟁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일단 양현종은 헥터에 한발 앞서 나갔다.
대망의 토종선발 20승 고지도 멀지 않았다. KBO리그의 국내 토종 선발투수 20승은 1995년 이상훈(현 LG 코치)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2년간 국내 선발투수가 20승 고지를 밟은 적은 없었다. 정민태(현 한화 코치)가 1999년에 선발 19승과 구원 1승으로 20승을 달성한 것이 마지막 국내투수 20승 기록이다. 압도적 1위를 질주하고 있는 KIA와 커리어 하이시즌을 향해 가는 양현종이다.
경기 후 양현종은 “20승은 운이 따라줘야 달성 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현재 팀 상황과 여러 좋은 흐름을 감안하면 감히 도전해보고 싶다. 헥터와는 좋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로 승수를 쌓으면서 팀 승리에 더욱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