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2017 아시아컵에서 유일하게 100점대 득점 2차례 달성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17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면서 강호 필리핀을 118-86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공격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3점슛이었다. 21개를 시도해 16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무려 76.2%였다. 이정현(11점·6어시스트), 허웅(9점·2어시스트), 최준용(9점·4리바운드·3어시스트)이 각각 3개씩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무려 8명의 선수가 16개의 3점슛을 합작했다. 필리핀은 주포 테렌스 로메오가 전반에만 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22점을 몰아쳤지만, 여기저기에서 터지는 한국의 3점포에는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TV중계를 통해 경기를 본 KCC 추승균 감독은 “던지면 다 들어가더라. 슛이 약한 최준용, 박찬희까지 3점슛이 그렇게 들어가는데 상대가 어떻게 감당이 되겠나. 분위기를 타니까 선수 전원이 공격을 시원시원하게 하더라”면서 대표팀의 승리를 반겼다.
3점슛만 잘 터진 것이 아니다. 오세근(22점·5리바운드), 김종규(15점·4어시스트), 이승현(19점·3리바운드·4어시스트) 등 빅맨들이 안정적인 득점을 했고 김선형(21점·4어시스트)은 특유의 돌파력으로 필리핀 수비를 흔들었다. 박찬희는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며 단 13분만을 뛰고도 9점·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종료 4분여 전 일찌감치 100점을 넘어선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필리핀을 공략하며 이번 대회 최고득점인 118점을 기록했다. 이날만큼은 미국프로농구(NBA) 최강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부럽지 않았다. 한국은 11일 카자흐스탄(116-55승)전 116점을 기록한데 이어 또 100점대 경기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100점대 경기는 단 두 번으로 모두 한국이 기록한 것이다.
필리핀 언론 인콰이어러는 “한국이 21개의 3점슛을 던져 단 5개만 실패했다. 거리, 위치를 가리지 않고 3점슛이 터졌다. 리바운드, 페인트존 득점, 속공까지 스마트길라스(필리핀농구대표팀 애칭)를 압도했다. 주전, 교체선수 가리지 않았다”며 한국의 공격농구에 놀라워했다. ‘허재표’ 공격농구가 아시아컵을 뒤흔들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