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정, 뻔한 스토리를 ‘코미디’로 극복하라
먼저 임창정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로 무려 6년 만에 코미디 영화에 복귀한다.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삼총사가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인질극을 그린 코미디. 임창정은 이번 영화에서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코믹 연기로 극의 중심에서 대활약을 펼친다.
그동안 임창정은 코미디부터 느와르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코믹과 진지 모두 아우르는 임창정이지만, 관객들은 늘 비굴함과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임창정표 ‘코미디’에 조금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임창정은 ‘색즉시공(400만)’과 ‘1번가의 기적(250만)’으로 코미디 영화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 했다. 최근에는 액션코믹물 ‘치외법권’으로 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그가 출연한 범죄,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160만)’과 느와르 영화 ‘창수(42만)’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렇듯 코미디 장르에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한 임창정이기에 관객들은 개봉 전부터 ‘로마의 휴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임창정은 9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던 제작보고회에서 “구성 상 앞부분에 코믹한 장면이 나오지만 인간의 페이소스를 담고자 한 영화다. 코미디로 접근한 게 아니라 드라마에 중점을 뒀다”라며 기존 코미디 영화와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페이소스를 담은 드라마’라는 임창정의 그럴 듯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인질극’ 설정은 다소 뻔하게 느껴진다. ‘인질극’이라는 틀에서 선보일 수 있는 내용은 한정돼있기 때문. 특히, 관객들은 이미 은행 강도극을 담은 영화 ‘바르게 살자’와 나문희 주연의 코믹 인질극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으로 인질극 코미디를 경험한 바 있다.
‘로마의 휴일’이 흥행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관객들에 어필해야만 한다. 임창정이 예상 가능한 스토리를 넘어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로 한국 영화의 B급 감성을 제대로 저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성국, ‘자기복제’ 연기를 넘어라
최성국은 임창정의 바톤을 이어 받아 오는 9월 14일 영화 ‘구세주:리턴즈’로 오랜만에 스크린 주연으로 돌아온다. ‘구세주:리턴즈’는 2006년 ‘구세주’, 2009년 ‘구세주’ 2편을 잇는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8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영화이다.
‘구세주:리턴즈’는 1997년 IMF, 꿈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난장 인생들의 기막힌 채무 관계와 웃픈 인생사를 그린 정통 코미디 무비. 앞서 ‘구세주’ 시리즈에서 제작, 기획을 맡았던 송창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자타공인 대한민국 코미디의 베테랑 최성국이 주연을 맡아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특유의 능청맞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 그는 허세는 대박, 현실은 쪽박인 가장 ‘상훈’역에 분해 더욱 업그레이드 된 코믹 연기를 펼친다.
앞서 최성국이 주연을 맡은 ‘구세주’ 1편은 개봉 당시 호평을 이끌어내며 관객 162만 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1편의 인기에 힘입어 나온 ‘구세주’ 2편은 11만 관객 동원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구세주’ 시리즈가 흥행 참패를 딛고 돌아왔다. 최성국은 11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구세주’라는 제목의 영화 제작발표회에 내가 또 앉아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벌써 세 번째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창용 감독 역시 “‘구세주: 리턴즈’가 나올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사람들은 ‘쌈마이 영화’ ‘B급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솔직하고 재밌는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대해 달라”고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세주’ 시리즈에 진한 애정을 내비친 최성국.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 속설을 깨트리기 위해선 ‘뻔한 코미디 연기’라는 편견을 넘어야만 한다. 그동안 최성국은 ‘구세주’ 시리즈와 더불어 ‘색즉시공’,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다수의 코미디 영화를 통해 소비된 최성국의 코믹 연기는 때로는 식상함을 안기기도 했다. 특유의 과장된 표정은 굳이 보지 않아도 떠오를 정도. 최성국이 ‘자기복제’ 연기를 넘어 여전한 저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미디의 귀재’ 임창정과 최성국. 신선함을 보여줄 수 없다면 노련미로 승부해야 한다. 두 코미디 ‘베테랑’들은 정통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일으킬 수 있을까.
최문교 동아닷컴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동아닷컴 DB/ 전망좋은영화사/ BoXoo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