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두산에는 도무지 빈틈이 보이질 않는다. 8할에 이르는 승률로 선두 KIA를 바짝 추격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팀다운
저력을 뽐내고 있다.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철옹성을 구축했고, 타선은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17일 잠실에서 KIA를 4-1로 꺾은 두산 선수단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완전체 마운드, 빈틈이 없다
지금 두산의 마운드는 좀처럼 무너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7일까지 후반기 선발투수 방어율은 3.83, 불펜진 방어율은 3.19로 리그 1위다. 전반기에는 선발(방어율 4.70)과 불펜(4.82) 모두 기복이 컸던 탓에 적은 점수차에서 승리를 담보하지 못했다. 전반기에 역전패(19회)가 역전승(16회)보다 많았던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는데, 전반기에 4.74였던 팀 방어율도 4.40까지 낮췄다. 후반기 팀 방어율은 3.61에 불과하다.
특히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때 팀 성적은 18승1무2패, 승률이 무려 9할에 달한다. 이는 김강률(후반기 3승8홀드2세이브·방어율 1.71), 김승회(4승3홀드·방어율 1.45), 김명신(1승2홀드·방어율 2.70)의 필승계투조와 마무리 이용찬(4승9세이브·방어율 2.57)이 지키는 뒷문의 안정감이 만들어낸 결과다. 후반기 계투진의 패전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두산 이용찬-이현승-김강률-김명신-김승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개인기록보다 빛나는 팀 타격지표
팀 타격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후반기 두산은 왜 이토록 강한가’에 대한 답이 뚜렷하게 나온다. 26일까지 0.306의 후반기 팀 타율도 좋지만, 승부처로 볼 수 있는 ‘7회 이후 2점차 이내’에서 타율이 0.31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타자들이 자기 역할을 해냈다는 의미다. 진루타율도 45.141%로 1위다. 이는 최소한 1루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 득점 확률을 높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 의미가 크다. 선두타자 타율(0.339)과 득점권 타율(0.323)도 압도적 1위다. 선두타자가 자주 출루하고, 진루타로 득점확률을 높인 뒤 홈에 불러들이는 3박자가 매우 순조로웠다는 의미다.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에반스가 SK 김주한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출발도, 뒷심도 완벽!
후반기 두산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출발’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우면 승리까지는 탄탄대로였다는 의미다. 1회 득점시 9승 2패, 선취득점시 13승 2패의 성적이 이를 설명한다. 1점차 승부에서 8승2패를 기록했고, 17차례 역전승을 거두며 역전패는 단 2회였다. 특히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선 16전승을 기록했다. 위태로웠던 전반기에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던 선수단의 분위기는 만용이 아닌 용기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