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KBO리그 철인의 역사를 말한다

입력 2017-09-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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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서 전 경기에 출장 중인 선수는 롯데 손아섭과 삼성 박해민 구자욱, 두산 김재환, 넥센 이정후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이정후(사진)은 고졸 신인으로는 최초로 입단 첫해 전 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스포츠동아DB

9월로 넘어가면서 2017년 페넌트레이스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기록도 쌓여가고 있다. 그 중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의미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전경기 출장이다. 8월 31일까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모든 경기에 출장 중인 선수는 총 5명뿐이다. 롯데 손아섭(124경기), 넥센 이정후(124경기), 삼성 박해민과 구자욱(이상 123경기), 두산 김재환(121경기)이 주인공이다. 특히 올해는 이정후가 사상 처음 고졸신인으로 전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KBO리그 전경기 출장과 철인의 역사를 돌아본다.

※ 2017년 8월 31일 현재



● 연평균은 6.3명! 1998년엔 역대 최다 17명

원년인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35년간 연도별 전경기 출장자를 집계하면 연인원은 총 222명으로, 연평균 6.3명이다. 1996년엔 총 10명이 전경기를 뛰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인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1998년엔 이 분야에서 대역사가 만들어졌다. 무려 17명(현대 김경기 전준호, LG 유지현 이종열, 삼성 김한수 양준혁 이승엽, OB 김실 심정수 우즈, 해태 홍현우, 쌍방울 김기태 심성보 조원우 최태원, 한화 송지만, 롯데 마해영)이 전경기에 나서면서 역대 최다인원은 물론 역대 유일하게 전구단(8개)에서 전경기 출장선수를 배출했다.

반대로 역대 한 시즌 전경기 출장 최소인원은 3명이다. 1988년, 2010년, 2012년 등 총 세 차례 있었다. 올해 전경기 출장 중인 5명 중 2명이 이탈하면 역대 최소인원 타이가 되며, 3명 이상 이탈하면 역대 최소인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정후-이종범 부자 신인 동시 달성 주목

지난해까지 역대 신인 중에 전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총 11명이었다. 1983년 이해창(MBC)이 최초의 주인공이었다. 1990년 김경기(태평양), 1991년 김호(쌍방울), 1992년 동봉철(삼성), 1993 년 이종범(해태)이 뒤를 이었고, 1994년엔 LG 서용빈 유지현이 사상 처음 한 팀에서 2명의 신인이 전경기에 출장하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1995년 마해영(롯데), 1996년 김종국(해태)과 박재홍(현대)이 새내기 철인으로 등록됐다. 1997년 ‘적토마’ 이병규(LG)가 마지막 인물로 남아 있다.

이정후는 역대 신인 최다안타 등 갖가지 기록에 도전하고 있지만, 전경기 출장 역시 높이 평가를 해야 한다. 1997년 이병규 이후 무려 20년 만에 역사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고졸신인으로는 최초다. 여기에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신인으로 전경기에 출장하는 최초 ‘철인 부자’로 등록되는 진기록까지 쓰게 된다.


10년간 명맥 끊긴 외국인 전경기 출장

역대 전경기 출장 외국인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8년 타이론 우즈를 시작으로 1999년 댄 로마이어(한화)와 펠릭스 호세(99년·롯데), 2000년 톰 퀸란(현대)이 기록을 세웠다. 이후 역사가 중단된 뒤 2007 년 클리프 브룸바(현대)가 명맥을 이었다. 그리곤 올해까지 10년간 전멸이다. 한동안 외국인타자를 도입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팀당 3명으로 늘어나면서 외국인타자를 쓸 수 있게 된 2014년 이후부터 따져도 올해까지 4년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태원 코치



최태원의 전설과 손아섭의 도전

한 시즌 전경기 출장을 넘어 수년간 연속경기 출장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연속경기 출장은 출중한 기량은 물론 철저한 몸관리,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KBO리그 연속경기출장 기록의 역사를 보면 원조는 ‘악바리’로 통한 MBC 김인식이었다. 원년 개막전 출장을 시작으로 1987년 10월 3일 사직 롯데전까지 606연속경기에 빠짐없이 출장했다. 그리고 이 기록은 훗날 OB 김형석에 의해 깨졌다. 그는 622경기(1989년 9월 24일 인천 태평양 더블헤더 제2경기∼1994년 9월 4일 군산 쌍방울전)에 연속출장했다. 이어 현 한화 코치인 ‘철인’ 최태원이 나타났다. 쌍방울 시절이던 1995년 4월 16일 광주 해태전부터 SK 시절이던 2002 년 9월 8일 인천 현대전까지 약 8년간 1014연속경기으로 이 분야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이후 이범호(615연속경기)와 황재균(618연속경기)이 최태원의 기록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도중에 중단되고 말았다. 황재균은 발가락 골절상으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범호의 사례는 다소 허무하다. 한화 시절이던 2008년 6월 4일 광주 KIA전 때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범호를 휴식 차원에서 선발라인업에서 뺀 뒤 경기후반 교체멤버로 투입할 요량이었지만, 7회 갑자기 내린 폭우로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돼버렸기 때문이다.

현역 선수 중 최다연속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손아섭으로 그는 31일까지 306경기에 한번도 빠짐없이 뛰고 있다. 두산 김재환(251 연속경기), 삼성 구자욱(187연속경기)이 뒤를 잇고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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