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민규가 1인 2역 연기로 tvN 토일드라마 ‘명불허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명불허전’은 가까이 하기에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 의학남녀의 좌충우돌 만남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조선왕복 메디활극으로, 유민규는 극 중 조선시대 유진오, 현대시대 유재하 두 인물을 오가며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민규 연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전생과 현생을 잇는 1인 2역이 아닌 각각의 인물로 분해 차별점을 두고 연기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와 현대시대 속 서로 다른 인물이지만 4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허임(김남길)의 라이벌로 팽팽한 대립을 이루는 유민규의 모습은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우선 유민규는 조선시대에서 허임의 뛰어난 의술 실력을 향한 질투심으로 똘똘 뭉친 유진오를 그려내고 있다. 의상과 분장, 말투와 걸음걸이까지 유진오 역에 푹 빠진 모습의 유민규는 사극 첫 등장부터 허임과 날카로운 기싸움을 펼치며 대립각을 이뤄 긴장감을 자아냈다. 큰 야망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의술 실력과 무너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사사건건 허임의 신분을 트집 잡고, 그를 궁지로 몰아 넣었음에 애써 만족과 위안을 삼는 유민규의 비틀린 모습은 갈등을 유발함과 동시에 극의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반면 유민규가 그려낸 2017년 현대의 유재하는 겉모습부터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수염을 기르고 질투와 분노가 어린 눈빛의 유진오와는 달리 유재하는 훤칠한 키, 훈훈한 외모, 재력과 스팩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조건을 갖췄고 입가엔 늘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특히 최연경(김아중)에게만 보여주는 일편단심 짝사랑과 달달한 눈빛은 ‘로망 연하남’의 정석과 같은 모습으로 조선시대와는 180도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명불허전’이 중간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유민규는 질투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사랑과 의술, 후계자 자리를 건 권력다툼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내며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때로는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허세를, 짝사랑하는 여자의 시선을 붙들기 위한 능청스러움과 절실함,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등 유민규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진오와 재하의 등장이 허임과 연경의 관계변화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존재감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눈빛과 표정 속에 두 인물의 서로 다른 감정을 담아내는 유민규의 집중과 몰입이 앞으로 어떤 매력적인 모습으로 표출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다.
조선왕복 메디활극 ‘명불허전’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방송된다.
사진 제공: tvN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