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의 각오, “레프트든, 라이트든 팀이 필요하면 뛴다”

입력 2017-09-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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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문성민.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은 27일 천안의 복합 베이스캠프 ‘캐슬’에서 일본팀 산토리를 초청해 공개 연습경기를 열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에이스 문성민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박주형, 송준호, 이시우 등을 돌려써가며 레프트 조합을 지속적으로 실험했다.

갑작스런 포메이션 변형은 외국인선수 바로티의 예기치 못한 부상 탓이었다. 바로티가 26일 산토리전에서 스파이크 후 착지하다 발목을 다친 것이다. 최소 1달은 치료에 전념할 상황이다. 몸을 만들 시간까지 합치면 공백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레프트-문성민, 라이트-바로티’ 구상이 근본부터 흔들릴 상황에 처했다. 결국 최 감독은 문성민의 라이트 전환을 배제하지 않기로 했고, 27일 산토리전을 사실상 10월 14일 V리그 개막전(대한항공전)의 시뮬레이션 포석으로 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산토리를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그러나 매 세트 박빙이었다. 끈질김은 있었지만, 결정력은 미지수였다. 결국 문성민의 상대 팀 외국인선수의 롤(role)을 해줘야 길이 열릴 수 있다. 한 줄기 빛은 라이트 문성민의 위력은 지난 2시즌 동안 봐왔던 그대로였다는 사실이다.

평가전 직후 만난 문성민은 “아직 바로티의 정확한 회복 시점을 모른다. 다만 나는 레프트와 라이트 어디든 다 준비가 됐다. 팀 상황에 맞게 뛸 뿐”이라고 말했다. 문성민의 피지컬은 국내선수 중에서는 비교불가일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레프트는 파워가 아니라 기술, 멘탈이 결합되어야 기능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문성민은 “라이트가 익숙하다. 그러나 레프트로서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한다. KOVO컵에서는 너무 잘하려는 욕심이 앞섰다. 레프트를 한다면, 마음부터 편하게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OVO컵에서 리베로로 전격 기용됐던 소회도 밝혔다. “연습하려고 했는데 생각했던 만큼은 안 됐다. 수비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리베로의 고충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레프트로 뛴다면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를 지탱할 수 있는 리시브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토종선수들로만 V리그 개막을 맞을 환경. 그러나 문성민은 동요 없이 “상황에 맞게 할 것”이라고 짤막해도 반박할 수 없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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