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체육대학교를 방문한 로베르토 바조(가운데)가 팬들에 둘러싸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지원익
운동대뇌 주제 연령별 지도법 등 강의
현대 축구는 두뇌싸움이다. 수없이 많은 전술, 전략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잘 세운 전술 하나 열 선수 안 부럽다’라는 말은 최근 축구계의 경향을 대변한다.
그런데 감독들의 전술, 전략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이를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지능과 이해도다. 축구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중국 역시 이런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경기 지능 향상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귀한 손님을 초청했다. 바로 90년대를 풍미했던 왕년의 ‘판타지스타’ 로베르토 바조다.
이탈리아 출신 바조는 1982년 비첸차에서 데뷔해 2004년 브레시아에서 은퇴할 때까지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 등 총 7개의 클럽을 거쳤다. 유벤투스 시절인 1993년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현재는 두 상이 FIFA 발롱도르로 통합)를 모두 수상했다. 3번의 월드컵 출전, 이탈리아의 준우승·3위·8강행을 이끌었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바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조는 2004년 선수 은퇴 후 자선경기 출전과 홍보대사 등의 활동을 이어가다 2010년 이탈리아 축구연맹 기술고문으로 부임했다. 연맹에서 일하며 틈틈이 유럽축구연맹 지역 지도자 라이선스(UEFA A)와 최상위 라이선스(UEFA Pro)를 취득했다. 하지만 2013년 연맹과 시스템 개선 및 유소년 발전에 대한 입장차이로 갈등을 빚으며 기술고문직을 사퇴했다.
그리고 이번에 유소년 지도자가 되어 중국 북경체육대학교에 나타났다. 축구계를 떠난 지 4년 만이다. 그는 사흘간 네 명의 동료와 동행했다. 이들은 모두 세계적인 유소년 축구 지도자이자 컨설턴트 호스트 웨인이 운영하는 코칭센터의 이탈리아 지부 유소년 지도자들이었다.
코치진은 축구학과 대학생 및 석·박사들을 대상으로 유소년 지도 방법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바조는 ‘운동대뇌(Brain Kenetic)’란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전수했다. 이들은 동시에 자체 개발한 연령별 프로그램으로 10세 이하와 14세 이하 선수들을 직접 지도했다. 바조는 마지막 날인 18일 대학교 포럼에서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지능”이라며 “앞으로 중국도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지원익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jirrard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