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KT 조동현 감독이 1순위에 선정된 허훈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유현준 3순위로 KCC행…안영준 SK행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는 구단의 내일을 짊어지고 갈 유망선수를 뽑는 자리다. 상위순번 지명권을 획득한 팀은 리빌딩을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과거 김주성(DB·2002 드래프트 1순위), 양동근(현대모비스·2004년 드래프트 1순위), 하승진(KCC·2008년 드래프트 1순위), 오세근(KGC·2011년 드래프트 1순위) 등은 팀의 10년 미래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에는 kt가 팀 재건의 정점을 찍을 기회를 잡았다. 1, 2순위 지명권의 kt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허훈(22·연세대·1순위)과 양홍석(20·중앙대 중퇴·2순위)을 선발했다.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KT에 지명된 양홍석(2순위)과 허훈(1순위)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드디어 드래프트에서 웃은 kt
kt는 그동안 드래프트에서 가장 재미를 보지 못한 팀 가운데 하나다. 2005년 드래프트 1순위를 뽑은 방성윤(은퇴)은 팀 합류를 거부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SK유니폼을 입고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2012∼2013시즌 드래프트에서는 SK로부터 받은 1순위 지명권으로 장재석(오리온)을 지명했다. 이듬해 장재석 역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kt는 12년 동안 단 두 번 행사한 드래프트 1순위 선수를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올해에는 모처럼 ‘뽑기 운’이 따랐다. 순위 지명권 추첨식(23일)에서 1, 2순위를 싹쓸이 한 kt는 1순위 지명권으로 대학농구 최고의 가드 허훈을 지명했고 LG로부터 양도받은 2순위 지명권으로 양홍석을 영입하며 최대어 2명을 독식하는 행운을 누렸다. 허훈은 2017 대학농구리그에서는 평균 19.2점·6.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연세대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우수선수상(MVP)도 수상했다. 양홍석 대학무대 데뷔 시즌에 평균 20.1점·8.1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둘은 대학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지만 곧바로 프로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kt 조동현(40) 감독은 “프로 적응이 필요하지만, 팀의 리빌딩에 두 선수가 큰 힘이 될 것이다. kt를 대표하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당당한 데뷔 소감 “훈이형, 준비됐나?”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선수들 역시 벌써 데뷔할 마음에 부풀어 있다.
신인답게 소감도 당당했다. 허훈은 1순위 지명 직후 “프로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다. 2라운드부터 출전이 가능한데 첫 상대가 SK(정규리그 1위)다. 잘해서 KBL의 판도를 뒤집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양홍석은 “드래프트 지명에 안주하지 않고 부딪치고 깨지면서 빛나는 조각상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동료가 된 허훈을 바라보며 한 마디 덧붙였다. “(허)훈이 형, 준비 됐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1승5패로 최하위에 처진 kt에게 허훈, 양홍석의 가세는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까. 이들의 데뷔전(11월 7일·잠실학생체육관)에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린다.
잠실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