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티켓 따고 전북 징크스 깨고…수원의 날

입력 2017-11-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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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염기훈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최종전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3-2로 이긴 수원은 리그 3위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염기훈 선제골에 산토스 멀티골
‘천적’ 전북 잡고 3위로 ACL PO 진출
“7경기 만에 전북 이겨 눈물의 자축연”

시나리오는 복잡할 것이 전혀 없었다. 실제로 가장 간단하게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K리그에 주어진 3.5장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가운데 2.5장의 주인공이 확정됐다.

2009∼2011∼2014∼2015년에 이어 올 시즌 통산 5번째 정상에 등극한 전북현대와 2위 제주 유나이티드가 일찌감치 아시아 무대 진출을 확정한데 이어 수원삼성이 3위를 수성하며 0.5장의 티켓을 챙겼다.

1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울산현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최종전의 핵심은 4위 울산(승점 59)의 3위 재도약 여부였다. 물론 울산의 순위 상승은 다소 어려워 보였다.

이전까지 16승13무8패(승점 61)로 3위를 달리던 수원이 전북 원정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챙길 수 있었다. K리그 순위는 승점∼다 득점∼골 득실 순으로 가려지는데, 울산은 40득점으로 수원(60골)에 절대적으로 뒤진 상황이었다.

따라서 울산은 이기더라도 수원이 반드시 전북에 덜미를 잡히길 바라야 했다. 전반 15분 오르샤, 후반 33분 이영재의 릴레이 포로 강원을 2-1로 누르며 자신의 몫은 해냈으나 끝내 전북이 도와주지 않았다.

일찌감치 천하를 평정하고, 개조된 오픈버스로 전주 시내에서 화려한 우승 자축 카퍼레이드까지 마친 전북에게는 이날 수원전은 이렇다할 동기부여가 없었다. 굳이 질 필요는 없었으나 그렇다고 반드시 이길 이유도 없었다.

물론 설렁설렁 뛴 것은 아니다. 전북은 전반 22분 수원 염기훈에 먼저 실점하면서 발동이 걸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결별을 확정한 브라질 공격수 에두가 동점 골을 넣었고, 전반 종료직전 이동국이 화끈한 발리슛으로 시즌 10호 골을 완성했다.

수원 산토스의 골 세리머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이 이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벼랑 끝까지 몰린 수원은 절박해졌다. 쇼 타임은 산토스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동점골을 터트린 후반 32분 시작됐다. VAR(비디오판독)까지 진행된 가운데 균형을 맞춘 수원은 불과 4분 뒤 산토스의 그림 같은 중거리 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지긋지긋한 전북 징크스를 타파한 서정원 감독을 비롯한 수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나눴고, 멀티 골을 완성한 산토스는 눈물을 흘렸는데 공교롭게도 이영재의 골이 터지자 울산 김도훈 감독이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한 직후 나온 장면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하지만 수원은 확실히 웃을 수는 없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안착을 확정한 단계가 아니다. 울산도 확실한 보험을 들어놓았다.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가 기다리는 FA컵 결승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이날 강원전을 앞두고 “흐름이 중요하다. FA컵 결승전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 한다”고 했고, 절반의 목표를 달성했다.

수원은 대회 플레이오프(PO)부터 진행해야 한다. 특히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으로 AFC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전체적으로 앞당겨 조정한 탓에 1월 말부터 2018시즌 레이스를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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