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지난 성인에게도 한번쯤 찾아오는 방황의 시기가 있다. 사람마다 찾아오는 시기도, 찾아오는 방법과 방향도 다르다.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씨엔블루 강민혁도 그런 ‘과도기’적이고, 흔들리기는 시기를 겪고 있다. 슬럼프라면 슬럼프라고 할 수 있는, 고민이 많은 지금, 그를 붙잡아 준 것은 다른 것도 아닌 드라마 캐릭터다. 지난 2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속 곽현 캐릭터가 바로 그것.
“어릴 때부터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하면서부터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나는 진실인데, 이게 왜곡되고 오해를 사기도 하더라고요. 나이를 먹으면서 고민이 생기고 약해지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만난 친구가 ‘곽현’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을까’ 놀라웠어요. 드라마 캐릭터지만, 존경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닮은 구석이 많지만, 곽현에게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요. 곽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든 순간에도 내색하지 않고 인내할 수 있는 힘을.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이요. 그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곽현은 제가 만난 최고의 캐릭터 같아요.”
고민이 많았을 시기, 곽현을 만나 힐링하게 됐다는 강민혁. 개인적으로 안정감을 얻고 용기를 얻었다면, 배우로서는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과정에는 선배 연기자인 하지원의 도움이 컸다. 강민혁은 “하지원 선배와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영광”이라고 들뜬 기분을 드러냈다.
“하지원 선배는 굉장히 밝은 분이세요. 에너지가 넘쳐요. 자칫 소통이 어려운 후배들과도 소통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세요. 항상 먼저 말을 걸어 주시고, 방향을 잡아 주세요. 어려운 연기일수록 가장 도움을 많이 주는 든든한 선배세요. 그렇기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처음 우려하시는 부분은 저 역시 있었어요. 제가 자칫 폐를 끼치면 어떨까 했죠. 그렇지만 하지원 선배와 작가님 등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정말 고마운 분이세요. 저도 나중에 하지원 선배 같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번에 다시 한번 느끼게 됐어요.”
하지만 이런 하지원의 도움에도 강민혁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연기력 논란’이라는 불편한 꼬리표로 이어지기 마련. 이에 대해 강민혁은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댓글을 보지 않는 편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솔직히 나 스스로 연기를 평가하는 과정은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 연기에 서툰 면이 없지 않음을 안다. 그렇기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댓글 등을 보며 마음에 오래 담아두거나 연기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내게 이런 반응이 있구나’ 정도만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아직 모두가 만족할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명씩 내 사람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배우로서 노력하고 성장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강민혁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을 예고하며 성장을 약속한다. 그렇지만 그에게 아직 남아 있는 숙제는 있다. ‘병역의 의무’다. 씨엔블루 멤버들 사이에서는 ‘동반입대’가 이야기되고 있다.
“동반 입대요? 형들하고 말한 적이 있긴 해요. 같이 입대하면 물론 좋죠. 그렇지만 제가 결정하고 단정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회사하고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다만, 약속드릴 수 있는 건 ‘꼭 간다’는 거예요. 어떤 형태로든 때가 되면 입영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