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논란으로 번진 애호박 논쟁

입력 2017-11-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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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동아닷컴DB

유아인 “농담 한 마디 건넸다가…” 고초
스타들의 SNS에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
악플 논란에 법적 갈등 표출까지 이어져


자신의 SNS에 오른 누리꾼의 댓글에 관한 배우 유아인의 언급이 뒤늦게 파장을 키우고 있다. 일부 누리꾼과 벌인 ‘설전’이 엉뚱하게도 ‘여혐’(여성혐오)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스타의 SNS 활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유아인, 설리…자신을 드러내는 창구

이번 갈등은 18일 한 누리꾼이 “유아인은 20m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사람. 냉장고 열다 채소 칸에 애호박 하나 있으면, 가만히 보다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 하고 코찡긋할 것 같음”이라는 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긋)”이라고 답하자 일부 누리꾼이 ‘여혐’ 등 비난을 퍼부었다. 유아인이 이에 굽히지 않았고, 24일 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불거지면서 공론화됐다.

유아인은 그동안 SNS를 통해 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내왔다. 사회적 발언을 포함한 다양한 생각을 뛰어난 글 솜씨로 밝혀왔다. 그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과 부딪친 적도 있었다. 그만큼 유아인에게 SNS는 작품 외에 자신을 드러내는 유력한 창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양새다. 유아인은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마디 건넸다가 마이너리티리포터에게 걸려 여성을 혐오하는 한국 남자이자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며 이번 일에 아쉬움을 표했다.

유아인처럼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과감히 공개하는 스타로는 대표적으로 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와 배우 박중훈 등이 꼽힌다. 설리의 경우 쏟아지는 비난과 불거지는 논란 속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배우 설리. 스포츠동아DB



● 그럼에도 SNS는…공적 영역? 소통 욕망의 공간?

스타의 SNS는 대부분 모든 대중에게 열린 공간이다. 그만큼 스타와 대중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이에 따라 많은 스타들이 SNS를 운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활동을 홍보하거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쓰여 소속사 관계자 등이 이를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아인이나 설리 등 일부 스타들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써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의 악의와 오해, 편견의 시선에 시달리기도 한다. 때로는 SNS를 통한 누리꾼의 공격에 ‘법적 대응’의 칼을 빼들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누리꾼의 또 다른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모두 일반적인 SNS 활동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스타의 SNS를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유아인의 SNS와 관련한 일도 그런 시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연예인 이전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대중의 의견에 또 다른 시선을 제기하는 것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인은 누리꾼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과도한 표현 등을 자제해야 하겠지만, 대중 역시 스타의 SNS를 통한 소통이 지극히 정제된 표현으로만 이뤄진다면 그 폭은 좁아지고 말 것”이라며 누리꾼의 좀 더 열린 시선을 기대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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