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 받았던 손아섭은 결국 친정팀 잔류를 선택했다. 26일 4년간 98억원의 조건에 롯데와 사인했다. 손아섭(오른쪽)이 롯데 이윤원 단장과 FA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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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대우는 곧 책임감이다.”
손아섭은 “계약이 끝난 것은 홀가분하다. 그러나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의 부담감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KBO리그 내 다른 팀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컸다. 그래서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생각의 결과, 롯데에서 이루지 못한 것이 있었다. 또 어디를 가든 ‘롯데에 남아 달라’는 팬들의 응원을 들었다. 어머니께서도 ‘네가 롯데 유니폼 입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결정의 배경을 털어놨다. 꿈에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손아섭의 우선순위는 롯데의 우승과 롯데 팬들이었다.
롯데 손아섭.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간절히 노력하니 되더라.”
손아섭은 ‘맨발에서 벤츠까지’의 성공담을 썼다.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런 날도 온 것 같다. 보람된다. 간절히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 줬다. (노력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제 됐다’는 안도감은 아니다. “FA를 했던 선배들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대형계약 이후 심정이 어떤지. 막상 내가 좋은 대우에 계약을 해보니 기쁜 마음도 있지만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각 이상이다. 나태해질 수가 없다.”
당장 거액의 계약금이 들어올 것이다. 연봉 사이즈도 더 커진다. 그러나 아직 돈 쓸 계획은 없다. 단 하나 ‘야구를 위해 어떻게 돌려줄까’는 생각하고 있다. 손아섭은 “돈 관리는 부모님이 다 하신다. 이번에도 다 드릴 계획이다. 용돈 받아쓰는 것이 제일 편하더라”고 말했다.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25일 ‘손아섭이 벤츠 매장을 갔다. 거기서 롯데 잔류를 밝혔다’는 소문이 돌았다. 오비이락으로 26일 공식 발표가 났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사진 보면 알겠지만 반팔 티를 입고 있다. 오래 전 사진이다. 어제 벤츠를 사지 않았다”고 웃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