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첫 홈&어웨이…‘허재호’ 시차적응 숙제

입력 2017-11-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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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표팀 전준범.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농구대표팀 전준범.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 농구월드컵 예선 어땠나?

뉴질랜드전 12시간 비행…경기력에 영향
대표팀, 메인 전술 막혔을땐 ‘플랜B’ 필요


남자농구대표팀이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라운드를 치렀다. 원정으로 벌어진 23일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86-80으로 승리했지만 2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홈경기에서는 81-92로 졌다. 1승1패의 성적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2위를 마크했다. 조 3위까지 다음라운드에 진출하지만 1라운드 성적이 2라운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한 경기도 소홀할 수 없다. 처음으로 시행되는 홈&어웨이 방식의 월드컵 예선전을 되돌아봤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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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 후 홈경기…만만치 않았던 역 시차

한국은 뉴질랜드 원정경기를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돌아와 중국전을 소화했다. 반면 중국은 홈에서 경기를 하고, 한국으로 왔다. 이동에 따른 피로는 한국이 월등하게 높았다.

뉴질랜드와 한국의 시차는 4시간. 게다가 거의 12시간동안 비행기를 타야 했다. 반면 중국과 한국의 시차는 1시간에 불과하고. 이동거리도 훨씬 짧았다. 한국 선수들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즈니스 항공권을 구입하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만만치 않았다.

선수들이 이러한 일정을 처음으로 소화해본 탓에 체력적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한국의 경기(2월23일 홍콩·26일 뉴질랜드)는 모두 안방에서 열려 이런 우려는 없다. 하지만 예선 2라운드에 돌입하면 또 다시 장거리 이동 스케줄이 발생할 수 있다.

배구도 월드리그 때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것이 이런 살인적인 이동 스케줄이었다. 농구도 힘든 장거리 비행 스케줄이 정례화 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 때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과 지원 노하우 등을 찾을 필요가 있다.

농구대표팀 허훈.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농구대표팀 허훈.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 다양한 전술적인 준비의 필요성

한국이 소화한 이번 2경기를 보면 전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준비했던 전술이 효과가 있었고, 공격도 기대했던 대로 잘 이뤄졌다. 반면 중국전은 달랐다. 중국은 한국의 장점인 3점슛을 포함한 외곽 플레이를 막는데 중점을 뒀다. 그 때문에 한국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수비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중국은 한국이 주로 사용하는 3-2 드롭존 수비의 대비를 충분히 한 것으로 보였다. 포스트를 공략하는 척 하면서 볼을 빠르게 돌려 외곽슛을 자주 성공시키는 등 공격을 쉽게 했다. 허재 감독은 중국전 뒤 수비 변화에 실책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홈&어웨이 방식은 한 팀과 2경기씩을 치르기 때문에 똑같은 방법으로는 같은 상대를 이기기 쉽지 않다. 전술준비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 흥행 가능성? 아직 부족한 협회의 노력

아시안게임을 제외하고 남자농구대표팀의 공식경기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매우 오랜만이었다. 이전까지는 평가전이 몇 차례 펼쳐졌다. 평가전이 열릴 때마다 ‘남자농구 A매치도 흥행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중국전에 많은 농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관중수는 4376명. 수용인원이 6300여명인 고양실내체육관의 규모를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경기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 컸다.

미디어 홍보에만 집중했는데 그마저도 부족했다. 대표팀 세부스케줄 등의 정보를 미디어가 힘들여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경기 진행도 여러 부분에서 아쉬웠다. 대한농구협회가 대표팀의 홈경기를 오랜만에 치러본 탓도 있겠지만 많은 곳에서 준비부족이 드러났다. 대행사를 선정했지만 그들도 경험이 없다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내년 2월 다시 열리는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흥행대박을 맛볼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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