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도사·리더, 이재영을 일으켜 세운 두 가지 키워드

입력 2017-12-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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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재영. 스포츠동아DB

“배구도사와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이재영(21)은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소속팀 흥국생명의 살림꾼이다. 입단 첫해인 2014~2015시즌부터 공격력은 검증을 마쳤고, 2016~2017시즌을 기점으로 약점이던 리시브까지 보완해 완전체로 거듭났다. 2016~2017시즌 여자부 득점 6위(경기당 16.52득점·국내선수 1위), 리시브 1위(세트당 3.864)의 성적은 이를 설명하는 단적인 예다.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에서도 이재영은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일 현재 12경기에서 경기당 16.92득점(전체 6위·국내선수 1위), 세트당 3.250리시브(3위)를 기록 중이다. 리시브점유율(39.9%)은 팀 내 1위다. 그러나 팀은 승점 11(3승 9패)로 최하위(6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에이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3연패를 끊어내며 시즌 2승째를 거둔 11월 12일 GS칼텍스전이 끝난 뒤에는 방송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 사진제공|흥국생명


이후 또 다시 이어진 4연패의 수렁. 이재영은 박미희 흥국생명과 감독과 면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이 전한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자신감과 책임감을 얻었다. “감독님 덕분이다. 정신적으로 흔들리기도 했는데, 감독님과 면담 이후 큰 자극을 받았다. ‘배구도사와 리더가 돼야 한다. 항상 성실하고 겸손하라’는 말씀을 듣고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내가 리더구나’라고 생각하니 더 그랬다. 2승째를 거둔 뒤에는 정말 힘들어서 울었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배구를 하기 싫었을 정도다.” 이재영의 회상이다.

이재영은 박 감독이 강조한 두 가지 조건을 갖췄다. 결정적인 순간 큰 공격과 리시브를 모두 책임지는 것만으로도 배구도사로 불릴 만하다. 또 지금까지 거둔 성적만 봐도 팀의 리더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이재영은 이 짐의 무게를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책임감을 갖고 뛰라’는 말은 내게 큰 힘이다.” 이재영의 한마디에 정답이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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