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과함께’ 하정우 “지옥 촬영 마칠 때마다 미션 클리어하는 기분”

입력 2017-12-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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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하정우. 극중 CG 분량이 상당한 만큼 “그린매트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허공에 대고 액션 연기…어찌나 민망하던지
타로점 봤더니 2∼3년 후에 결혼 운 있대요”


오랜만이긴 한 모양이다. 다작하는 하정우가 1년6개월간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추자 여기저기서 궁금증을 쏟아졌다.

“자주 가는 과일가게 사장님마저도 왜 이렇게 안 나오느냐고 묻더라. 배급 상황이며 제작 진행을 설명할 수 없는 노릇이고. 하하! 그 사이에 영화 4편을 찍었는데 말이다.”

사실 하정우는 웬만해선 쉬지 않는다. 지난 1년6개월도 영화 작업으로 꽉 채웠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신과함께’와 27일 개봉하는 ‘1987’이다. 공교롭게도 두 편은 같은 시기 공개되면서 그의 어깨는 더 무겁다. “혹시 나를 지겨워하지 않을까, 과열경쟁으로 영화들이 저평가되지 않을까 고민”이라고 했다.

다행히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이야기. 하정우가 맡은 인물도 다르다. 저승의 재판을 이끄는 차사로, 엄혹한 1980년대 양심을 지킨 검사로 각각 관객을 만난다. 하정우는 “둘 다 소신이 강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신과함께’에서는 굉장히 절제했다. 감독님으로부터 나서지 말라는 주문도 받았다. 반면 ‘1987’는 다들 심각하고 긴장해 있었고, 나 혼자 생태교란종처럼 풀어졌다. 마음껏 연기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영화 ‘신과함께’에서의 하정우. 사진제공|리얼라이즈픽쳐스


미지의 세계, 극적인 상황을 영화로 경험하는 일은 하정우를 자극하는 에너지다. 특히 ‘신과함께’의 경험은 특별했다.

“지옥 촬영을 하나씩 마칠 때마다 ‘미션 클리어’의 기분을 맛봤다. 아무래도 그린매트 앞에서 연기하는 일은 힘들었다.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 민망하다. 하하! 그런데 앞으론 배우가 그린매트 앞에서 연기할 일이 더 많아질 테니 우리가 익숙해져야하는 일이다.”

두 영화를 마치고 하정우는 11월까지 또 다른 작품 ‘PMC’를 찍었다. 내년 여름 개봉하는 ‘신과함께’ 2편까지 더하면 4편을 완성한 셈이다. “디톡스가 필요했다”는 그는 이달 초 ‘제2의 고향’ 하와이로 향했다. ‘신과함께’의 파트너 주지훈이 동행했다.

“열흘간 하루에 열 시간씩, 250km를 걷고 왔다. 걷다보면 뭐랄까, 씻기는 기분이다. 바로 그런 순간이 오면 좀 더 나은 결정과 생각을 할 수 있다. 사실 밑도 끝도 없이 걷는 거지. 고민 많은 후배들에게도 걷기를 추천한다. 나가서 걷고 사람들 만나 이야기하라고.”

하정우는 정우성, 이정재와 지난해부터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다. 정우성을 “아버지”에, 이정재를 “어머니”에 비유한 그는 “셋 다 성향이 워낙 달라 대척점에서 다른 의견을 낸다”며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로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한다”고 했다.

세 명은 영화 제작도 본격 시작했다. 첫 번째 작품은 “일 벌이기 좋아하는” 하정우가 기획하고, 정우성이 제작 전반을 책임진 저예산 영화 ‘트레이드러브’다. 이어서 ‘PMC’를 합작했고, 또 다른 영화 ‘남산’도 제작한다.

영화 ‘신과함께’의 하정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할 일 많고, 하고 싶은 일은 더 많은 하정우도 곧 마흔 살. 함께하는 ‘두 형님’이 그렇듯 결혼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안 그래도 결혼정보 업체에 등록할까 생각중”이라는 그에게 진지한 답변을 요청했다.

“이제 마흔 살인데, 제니퍼 로렌스가 좋다. 키우는 강아지를 볼 때 ‘저게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도 하고. 타이밍이 있겠지. 아! 얼마 전 타로 점을 봤다. ‘PMC’ 야외 촬영장 근처 작은 가게의 주인아주머니가 타로를 보더라. 애정운 딱 하나 봤다.”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 “지금은 하는 일이 많아 결혼 생각을 못하지만 내년에 귀인이 나타나고 2∼3년 뒤에 결혼 운이 있다더라.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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