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롯데 민병헌(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 동병상련 LG-롯데의 ‘닮은꼴’ 행보
스토브리그를 달군 롯데와 LG의 목표는 동일하다. 처지도 엇비슷하다. 그렇기에 ‘엘롯’의 움직임이 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처럼, LG와 롯데 모두 간절히 챔피언 등극을 원한다. 롯데는 1992년, LG는 1994년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다. 어느새 가장 오래도록 우승하지 못한 원년 구단들이 됐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구단들까지 포함하면 LG와 롯데의 우승 갈증은 더할 수밖에 없다.
롯데는 내부 FA 손아섭을 잡은 데 이어 외부 FA 민병헌까지 낚아 막강 외야진을 구축했다. 10년 넘게 안방을 책임진 FA 포수 강민호의 삼성행이 여전히 아쉽지만, 종합적인 공격력 측면에선 오히려 보강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운드에서도 조쉬 린드블럼의 두산행과 그 과정상의 문제로 적잖은 내상을 입었지만,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를 영입해 상쇄했다.
LG 역시 스토브리그 초반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베테랑 홀대 논란’, ‘데이비드 허프 재계약 파동’에 따른 위기를 거물 FA 김현수 및 현역 메이저리거 타일러 윌슨(투수)-아도니스 가르시아(3루수) 연쇄영입으로 수습했다. 2명의 중심타자를 새로 얻은 타선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 듀브론트-LG 가르시아(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 롯데-LG의 ‘같은 듯 다른’ 지향점
LG와 롯데의 스토브리그 장바구니를 비교해보면, 롯데가 좀더 커 보인다. 이는 롯데의 2018시즌 지향점과도 직결된다. 롯데는 12일 넥센 출신 FA 1루수 채태인마저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품었다. 내부 FA 1루수 최준석과 결별을 감수하면서까지 채태인을 잡은 데서 롯데가 지난 시즌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향후 롯데의 안방보강 시도를 예상해볼 수도 있다. 강민호의 빈자리까지 메운다면 우승전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LG는 롯데와는 사뭇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친 뒤 프런트와 현장을 동반개편한 데서도 드러나듯 조금은 긴 호흡으로 다가서는 인상이다. ‘리빌딩’과 ‘성적’을 함께 추구한다. 당장 우승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인 강팀을 만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젊은 유망주들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때문에 외부의 쓸 만한 베테랑 FA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또 ‘우승청부사’로 기대하며 영입한 류중일 감독에게도 일정한 준비기간을 줘야 한다. LG는 이런 액션 플랜(Action Plan)을 토대로 궁극에는 KIA처럼 우승할 날을 손꼽고 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