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서울국제마라톤에서 주목할 두 스타 에루페와 김도연

입력 2018-03-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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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루페. 스포츠동아DB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이 18일 서울 일원에서 펼쳐진다.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등급 대회인 만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풀코스(42.195㎞)에 도전하는 선수들 중에는 주목할 선수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울국제마라톤의 사나이’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케냐·청양군청)와 ‘여자 황영조’로 불리는 한국 여자마라톤 기대주 김도연(25·K-water)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에루페는 2012년 대회에서 2시간5분37초로 전체 국내대회를 통틀어 첫 2시간5분대 기록을 세운 ‘철각’이다. 2016년에는 2시간5분13초로 대회 최고기록이자 역시 국내 개최 최고기록을 세우며 대회 2연패를 차지하는 등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세 차례 우승했다.

에루페는 지난해 대회 3연패에 도전했지만 2시간5분54초를 기록한 에이머스 키프루토(26·케냐)에게 왕좌를 내줬다. 자신의 최고기록에 크게 못 미친 2시간6분27초로 5위에 그쳤다.

에루페는 키프루토에게 일격을 당한 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모국 케냐에서 절치부심하며 훈련에 매진해 왔다. 에루페는 지난해 말부터 케냐 마라톤 훈련지 엘도레트와 이텐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엘도레트는 해발 2000m, 이텐은 해발 2000¤3000m로 이뤄진 고지대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엘도레트에서, 30¤40km 장거리 훈련은 이텐에서 소화했다. 기압이 낮고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훈련하면 체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에루페는 2시간 3~4분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스피드도 키웠다. 2시간5분13초의 대회기록을 깨 정상에 다시 서는 게 목표다.

에루페는 한국 마라톤, 특히 동아일보 주최 마라톤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11년 10월 생애 두 번째 풀코스이자 난생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3초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이듬해 서울에서 2시간5분37초로 우승하며 단번에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2012년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했고 2015년에도 정상에 올랐다.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동아일보 주최 대회에서만 무려 6번 정상에 섰다. 이런 인연으로 에루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귀화를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여전히 귀화의 꿈을 버리지 않은 에루페는 자신의 스승인 오창석 백석대 교수의 도움으로 2016년부터 청양군의 후원도 받고 있다.

김도연.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에루페 못지 않게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바로 김도연이다. 21년간 깨지지 않았던 ‘난공불락’의 여자 한국최고기록 경신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김도연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지난해 말 세운 2시간31분24초. 권은주가 1997년 10월 세운 2시간26분12초의 한국기록에는 아직 모자라지만, 올해 2월 4일 일본에서 열린 제72회 가가와마루가메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11분0초를 기록해 2009년 임경희가 세웠던 여자 하프마라톤 한국최고기록(1시간11분14초)을 9년 만에 14초 앞당기는 등 최근 들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연은 주법이 간결하고 부드러워 효율적으로 달린다. 권은주가 한국최고기록을 세울 당시처럼 상쾌하고 힘이 넘친다. 특히 스피드가 좋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와 일본 도쿠시마 전지훈련에서 스피드와 지구력을 한껏 끌어올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도연을 ‘여자 황영조’로 부른다. 1991년 동아마라톤에서 첫 풀코스 도전에 나서 3위를 한 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풀코스 4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오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처럼 뚝심이 넘친다는 평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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