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시스템·장점보기-한화의 이유 있는 돌풍

입력 2018-05-09 21: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4-1 승리를 거둔 한화 한용덕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9일 고척 스카이돔.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다. 넥센과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한화 제이슨 휠러는 2-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이택근을 삼진으로 잡은 직후 미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와 덕아웃으로 향했다. 동시에 송진우 투수코치는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휠러는 송진우 코치에게 다가가 손뼉을 마주쳤다. 구원 등판한 서균은 김하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마이클 초이스에게 중전 안타에 이어 장영석의 몸에 공을 맞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고졸 신인 정은원이 우중간을 향해 날아가던 송성문의 타구를 절묘하게 잡아 1루로 송구, 위기를 끝냈다. 한화는 6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결국 4-1로 승리했다.

미리 약속된 투수 교체. 그리고 과감한 신인기용과 탄탄한 수비. 1년 전 한화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화 선발투수와 불펜 모두 전략적으로 약속된 자신의 임무를 확실히 인지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날 휠러는 팀이 공격을 할 때 수시로 송진우 코치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했다. 송 코치는 미소와 함께 휠러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줬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한화 휠러가 6회초 더그아웃에서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년 전 한화 덕아웃은 매우 경직돼 있었다. 외국인 투수도 언제 강판될지 몰랐고 불펜 투수들의 역할 나눔은 모호했다. 연이은 외부 프리에이전트(FA)영입으로 팜은 황폐화됐고, 그나마 검증된 전력이 집중 투입되며 유망주들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졌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은 코치시절부터 선수들의 단점 보다는 장점에 집중하는 지도자다. 모든 선수가 5툴 플레이어일 수는 없다.

한화는 20승16패로 두산과 SK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무엇보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2승1패를 기록했다. 선두 두산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을 때는 9승1패다. 그만큼 마운드 운영이 안정적이다.

이날 경기 전 한 한화 선수는 “한 분(한용덕 감독) 덕분에 이렇게 팀이 달라질지 몰랐다”며 웃었다. 새로운 리더가 구축한 마운드 시스템, 편견 없는 선수기용. 한화의 이유 있는 돌풍이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