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권력 계약직’ 감독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할까

입력 2018-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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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모든 질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대한민국에 열자리 뿐인 프로야구 감독은 그 명예만큼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모든 권력을 가진 듯하지만 결국은 계약직이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두산 김태형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이 입원하며 그라운드를 비운 적이 있다. 올바른 스트레스 해소법을 터득하는 것이 눈앞의 1승보다 더 중요한 이유다.


성적에 따라 희비가 극심히 엇갈리는 탓에 대부분의 사령탑들은 사람과의 접촉을 자제한다. KIA 김기태 감독은 혼자 스트레스를 삭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종종 가까운 지인 몇몇과 술 한 잔 기울이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보낸다. 재즈음악을 즐기는 김 감독은 원정 경기 숙소에서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속내를 사람에게 털어놓기 쉽지 않은 까닭에 반려동물에 빠진 이들도 있다. 의외로 술을 즐기지 않는 김태형 감독은 소문난 ‘애견공’이다. 선수 시절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자 훈련도 빠졌을 정도다. 강아지들의 덩치가 흡사 송아지를 방불케 하는 까닭에 거주 중인 아파트에서는 키우지 못한다. 때문에 김 감독은 시간이 날 때마다 강아지를 위탁해둔 농장을 찾아 망중한을 즐긴다.


KT 김진욱 감독은 강아지 이름을 ‘안타’로 지었다. 안타는 KT가 승리한 날이면 김 감독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뛰어나온다. 그러나 연패가 거듭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타는 김 감독의 아내가 짓는 표정을 읽는다. 때문에 김 감독이 들어오더라도 눈치를 살피며 짖거나 반기지 않는다. 최근 KT의 패배가 거듭되자 김진욱 감독은 “안타가 참 불쌍한 아이다”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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