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배구’에는 ‘벌떼 배구’로…한국전력의 짜릿한 연패 탈출기

입력 2024-12-01 13: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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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선수들이 11월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선수들이 11월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한창 상승세를 타던 ‘벌떼 배구’를 낚아챈 것은 또 다른 ‘벌떼 배구’였다. 핵심 자원의 이탈로 큰 위기에 몰린 한국전력이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한국전력은 11월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22)으로 제압했다. 5위 한국전력(6승5패·승점 14)은 3위 우리카드(6승5패·승점 17)와 격차도 승점 3으로 좁혔다.

최근 한국전력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창단 첫 개막 5연승을 질주하다가 거짓말처럼 5연패에 빠졌다. 외국인 공격수 엘리안이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다. 엘리안의 부상과 연패 시점이 정확히 맞물린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한 한국전력은 반등을 위해 모든 것을 했다. 대체 외국인선수를 물색하는 한편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훈련량을 줄이고, 선수간 대화시간을 늘렸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상처도 아물기 마련이다. 긴 터널도 끝은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들처럼 외국인 주포 아히를 부상으로 잃은 우리카드를 제물로 일단 연패에서 벗어났다. 다만 서로의 사정은 약간 달랐다. 우리카드는 앞서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우리카드는 국내 선수들을 중심에 내세우고 아시아쿼터 공격수 알리를 교체로 돌리는 변칙 운영을 통해 선두권의 현대캐피탈을 적지에서 완파한 뒤 KB손해보험에도 일격을 가했다.

한국전력 벤치는 이런 우리카드의 영리한 운영에서 힌트를 찾았다. 선수들 또한 비슷한 처지인 우리카드의 선전에 큰 자극을 받았다.

그렇게 맞은 ‘외나무다리 혈투’에서 한국전력이 미소를 지었다. 우리카드의 ‘잇몸 배구’보다 한국전력의 ‘잇몸 배구’가 더 강했다. 서재덕이 12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수원의 왕자’ 임성진과 구교혁이 11점씩을 보탰다. 중요한 타이밍마다 꽂힌 신영석(7점)의 서브 에이스 2개, 홀로 블로킹 6개를 포인트로 연결한 전진선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우리카드도 알리가 12점을 뽑고, 김지한과 김완종이 9점씩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48.78%의 팀 공격 성공률로는 52.11%의 한국전력을 당해내기 힘들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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