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패러다임 변화, ‘팀 기성용 시대’ → ‘팀 손흥민 시대’ 활짝!

입력 2018-07-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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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기성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8러시아월드컵 여정을 마친 축구국가대표팀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박지성(37·은퇴)에 이어 대표팀 ‘캡틴’ 완장을 찼던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2017~2018시즌을 끝으로 전 소속 팀 스완지시티(잉글랜드)와의 계약이 만료된 기성용은 여름 선수이적시장을 통해 뉴캐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케줄을 마친 뒤 곧바로 영국으로 건너간 그는 1일 귀국 인터뷰에서 명확한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으나 “소속 팀에 전념할지, 대표팀을 좀더 할지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는 말로 태극마크 반납 의사를 간접 표명했다.


실제로 뉴캐슬은 과거 기성용이 몸담은 팀들과 달리, 훨씬 혹독한 주전 경쟁이 필요하다. A매치가 열릴 때마다 장거리 이동을 하고 새로운 시차적응과 역시차로 고생을 해온 그는 오래 전부터 대표팀 은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이어갔다. 지난해 스포츠동아와 런던 현지에서 만났을 때에도 “아마 내게는 러시아대회가 인생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 같다”는 솔직한 속내를 전한 바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에 따라 차기 캡틴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 가운데 축구계에서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일단 경험이 있다. 5월 대구에서 열린 온두라스 평가전에서 임시 주장을 맡았던 손흥민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카잔에서 끝난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으로 동료, 선·후배들을 이끌었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멕시코와 2차전 막바지 부상을 입은 기성용의 역할을 대신할 그라운드의 리더로 손흥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선수단 누구도 이견이 없었고, 거의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후문이다.


투철한 사명감과 두터운 책임의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조국이 부르는 곳에 언제든지 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손흥민의 이야기다. 박지성의 대표팀 고별 무대였던 2011카타르아시안컵에 막내로 나선 손흥민은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의 리드를 지켜봤고 이후 ‘기성용 시대’를 함께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다. 제각각 다른 유형의 리더를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물론 실력도 충분하다. 주장은 부상 등 대단히 큰 변수가 없는 한 고정적인 A매치 출격을 보장받는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슷한 형태다. 주로 골키퍼들이 주장으로 활동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기복이 없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다. 공교롭게도 그가 주장으로 뛰는 A매치 2경기에서 한국은 승리했다. 이제 ‘팀 손흥민’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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