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공론화된 케이로스 감독 향한 한국의 관심, 협상에 어떤 영향?

입력 2018-08-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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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로스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케이로스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의 최대 화두는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 선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위원장 김판곤)의 주도로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할 차기 감독 후보군과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최종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장 꾸준히 언급되는 인물이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감독이다. 2011년 4월부터 이란대표팀을 이끌며 월드컵 2회(2014년 브라질~2018년 러시아)를 소화하는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족적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계약기간이 만료된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란을 이끈 지 7년 반이 흘렀다. 멋진 여정이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축구 그 이상이었다. 자부심과 영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모두에 감사하다.”

이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누가 보더라도 작별을 고하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란은 아직 케이로스 감독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하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5월, 케이로스 감독에게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까지 단기 계약연장을 제시하는 큰 실례(?)를 범한 이란축구협회이지만 지금은 굉장히 다급한 입장이다.

이란 언론들의 반응도 분분하다. 충분치 못한 소집 일정, 엉성한 A매치 추진 등을 놓고 끊임없이 자국 협회와 갈등을 빚은 케이로스 감독이 ‘언제나처럼’ 결국은 잔류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면서도 혹시 모를 사태에 불안해하고 있다.

월드컵 직후, 북아프리카 이집트와 알제리로 케이로스 감독이 떠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진 괜찮았으나 주말을 기점으로 아시아권 라이벌 한국을 거론하면서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테헤란 타임즈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40억원을 차기 사령탑 영입에 활용하라고 기부한 내용과 함께 “케이로스 감독이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전 멕시코 감독, 즐라트코 다리치(52·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감독과 한국의 레이더에 걸려있다”고 소상히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란 입장에서 누구보다 자신들을 잘 아는 케이로스 감독이 타 대륙도 아닌, 한국으로 향하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당연히 어지간한 조건으로는 붙잡기 어렵다는 걸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상당 규모의 베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협회 역시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우리의 구애가 이란 현지에서 공론화됐다는 점은 협상 과정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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