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불모지’ 편견 극복, 의미 있는 메달 수확하는 한국 육상

입력 2018-08-29 15:2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임은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임은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육상의 불모지’라고 불린다. 특히 마라톤 등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과 달리 순간적인 파워를 내야 하는 종목에서는 매우 취약하다. 세계무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체격조건에서 오는 한계라고 할 수 있지만,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유독 약한 편이다. 국제종합대회에서 육상은 가장 많은 종목이 걸려 있지만, 한국이 따는 메달은 극소수다.

2010년대 들어서는 육상에도 스포츠 과학이 접목되어 경기력이 향상됐지만 타 종목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고 선수 숫자 자체도 워낙 적다보니 가시적인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는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는 육상에서 의미 있는 메달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여자장대높이뛰기 임은지(29·성남시청)와 여자창던지기의 김경애(30·대전광역시청)는 28일 나란히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은지는 결선에서 4m20을 기록하면서 중국의 리링(4m60), 태국의 차야니사 촘추엔디(4m3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여자장대높이뛰기 최초의 AG 메달리스트가 된 임은지는 두 대회 연속 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김경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경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경애는 결선 5차시기까지 최고 56m00을 던져 4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6차시기에서 56m74를 던져 56m46m을 던진 사이토 마리나(일본)를 제치고 극적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창던지기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02년 부산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영선 이후 16년 만이다. 김경애는 무려 세 번의 AG 도전 끝에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정혜림.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정혜림.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지난 26일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은 여자허들 100m에서 13초20의 기록으로 이번 AG 한국 육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연경 이후 8년 만에 나온 귀한 금메달이었다. 또 27일 남자높이뛰기에서는 우상혁(22·서천군청)이 2m2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 역시 2002년 부산 대회 이진택의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남자높이뛰기에서 나온 메달이었다.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평소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심지어 AG에서 조차 생중계가 되지 않는 현실이다. 임은지와 김경애의 경기가 펼쳐질 때 TV에서는 야구대표팀의 예선경기가 중계됐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이들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AG 무대를 넘어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해 한국 기록은 물론이고 세계 강자들과 실력을 겨뤄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이들의 도전의지는 ‘육상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 육상의 한줄기 빛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