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이보은씨가 쓴 이 책의 제목은 ‘이보은의 한끼’다. 인생 별건가. 한 끼 한 끼 내가 먹은 밥그릇이 쌓여 가는 게 인생이다. 이 책은 “이왕 먹는 한 끼를 이왕이면 좀 더 쉽게, 더 맛있게 먹어보자”는 책이다.
구하기 힘들고 값도 비싼 식재료, 거창한 레시피 같은 건 대파 껍질 다듬듯 벗겨내 버렸다. 대신 집에서 해먹어 온 음식도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조금만 바꿔주면 완전 새로운 음식이 될 수 있다는 비밀을 알려준다.
보고 있으면 혀와 함께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이 정도라면 나도?” 싶어진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은 여기에 있다. 이번 주말에 아내에게 점수 좀 따보고 싶은 남편, 처음으로 부모 집 떠나 싱크대 앞에서 망연자실한 청춘들에게 강제로라도 안겨주고 싶다.
수정체로 맛보고 미뢰로 읽는 책이다. 이 책을 쥐는 순간, 인생의 ‘한 끼’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