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1점대 ERA’ 류현진의 2018 정규시즌,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입력 2018-09-30 1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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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1)에게 2018년은 모든 우려를 기우로 바꾼 한 시즌이었다. 어깨 부상 후유증은 완전히 털어냈고, 피칭메뉴도 한층 다양해졌다.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위해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막판 승수쌓기는 팀의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이는 류현진이 팀에 꼭 필요한 투수라는 것을 증명한 대목이다.

류현진은 9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AT&T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안타(1홈런) 2볼넷 3삼진 1실점의 호투로 7승(3패)째를 따내며 2018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15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1.97(82.1이닝 18자책점), 89삼진, 15볼넷이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약 3개월간 자리를 비웠던 게 옥에 티지만, 적어도 팀과 함께한 기간에는 충분한 힘을 보태고도 남았다. “(류현진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을 수도 있다”는 주축 타자 저스틴 터너의 한마디가 그 증거다. 기존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에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한 컷패스트볼(커터), 커브까지 4개 구종 모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이다.

특히 9월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마지막 3경기 성적이다. 이 기간에 류현진은 19이닝 동안 단 1점만을 허용하는(평균자책점 0.47) 짠물피칭으로 3승을 챙겼다. 특히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였던 콜로라도 로키스전(9월 18일)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이 ‘빅게임 피처’ 이미지에 방점을 찍은 경기였다. 9월 12일 신시내티 레즈 원정 직후 2.42였던 평균자책점도 기어코 1점대로 끌어내렸다.

2018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점도 호재다. 부상 후유증에 따른 우려를 털어낸 데다 완벽한 구위, 다양한 피칭메뉴, 경기운영 능력 등 ‘좋은 선발투수’의 자격을 뽐낸 직후라 그에 따른 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때만 해도 류현진의 포지션은 5선발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기복 없는 투구를 선보이며 선발진의 핵심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뒤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알렉스 우드와 마에다 겐타 등 기존 선발자원이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을 정도로 류현진의 입지는 굳건했다. FA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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