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확고하게 다른 점이 있다. 클래식은 작곡가가 악보만 덩그러니 남기고 가지만 산조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쓴 곡을 제자에게 물려준다. 스승의 연주스타일과 기법, 호흡은 물론 음악을 대하는 정신과 성품까지 대물림된다.
산조는 한마디로 스승의 인생을 통째로 제자에게 전수하는 음악이다. 그래서 제자는 스승을 닮을 수밖에 없다. 제자는 스승이고, 산조는 사람이다.
활을 밀고 당기는 우아한 모습, 품격 있는 연주해석으로 ‘해금여신’이란 이름을 얻은 해금연주자 남미선이 열다섯 번째 독주회를 연다. 12월1일 토요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다(전석초대).
김영재류 해금산조(35분), 지영희류 해금산조(12분), 스승 김영재가 작곡한 ‘비(悲)’를 연주한다.
해금은 통상 바닥에서 연주하지만 이번 독주회는 무대에 앉아 연주할 예정이다. 연주자가 직접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악기와 곡에 대한 설명, 산조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들려준다.
장단은 춘향국악대전 판소리명창부문 대통령상, KBS국악대상 판소리부문 수상자인 명창 임현빈(남원시립국악단 수석)이 맡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