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왼쪽)-랜디 메신저. 사진|스포츠동아DB·한신 타이거즈 홈페이지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확대에 대한 요구는 끊이질 않는다. 아시아쿼터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6일 ‘201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30경기 무홈런, 타율 0.113의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이 KBO리그에서 43홈런 타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한국의 수준차이를 냉정히 드러내는 기사다. 이처럼 일본프로야구 2군급이라도 KBO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더스틴 니퍼트(전 KT 위즈)와 랜디 메신저(한신 타이거스)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 장수 외인에 한해 규제를 푸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처럼 외국인 선수가 8년을 채울 경우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주고 국내 선수처럼 대접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육성형 외인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KBO는 단호한 입장이다. 쉽사리 나설 수 없는 이유는 결국 토종 선수들 때문이다. KBO 고위관계자는 17일 “구단의 운영비는 정해져 있다. KBO 등록선수의 53.1%가 연봉 5000만 원 이하 선수다. 외국인 한 명당 최소 5억 원을 잡아도 국내 선수 열 명에 드는 돈”이라고 밝혔다.
외인 보유 한도를 늘리면서 운영비에 큰 영향이 없다면 최상책이다. 가령, 몸값 상한선을 유지하면서 한도만 늘리는 것이다. 현행 100만 달러 상한으로 외국인 셋을 영입한다면 최대 300만 달러가 필요하다. 이 금액 안에서 여러 명을 영입할 수 있도록 바꾸는 방식이다. 적은 수의 알짜배기를 원한다면 한 명당 100만 달러씩 세 명을 기용하면 된다. 반대로 다수의 외인이 필요하다면 한 명당 몸값을 낮추면 된다. 구단의 사정에 맞게 운영하면 되는 문제다. 조금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