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국가대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 중국과 마주친 적은 3번 있었다.
카타르에서 열린 1988년 대회 준결승과 2000년 레바논 대회 조별리그 및 3~4위전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2승1무로 한국이 진 적은 없다. 1980년 쿠웨이트 대회를 앞두고 열린 아시안컵 1차 예선(1978년 12월)에서도 한국은 1-0으로 이겼다.
1988년 대회는 10개국이 2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인 후 4강전을 갖는 방식이었다. 4강전 상대는 중국이었는데, 승리의 영웅은 2골을 넣은 이태호였다. 한국은 중국의 대인 마크에 막혀 고전했다. 주도권을 잡았지만 90분 동안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에서 갈렸다.
후반 31분 황선홍과 교체 투입된 이태호가 연장 전반 3분과 13분에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한골을 만회한 중국을 2-1로 물리쳤다. 한국은 8년 만에 대회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0년 대회는 12개국이 3개조로 나눠 8강 진출팀을 가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중국과 2-2로 비겼다. 양 팀 모두 8강을 통과한 가운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중국은 일본과 각각 4강전을 치렀는데, 두 팀 모두 패하면서 3~4위전에서 만났다. 한국은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0으로 꺾고 3위를 마크했다.
중국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또 공한증(恐韓症·한국축구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중국축구를 심하게 괴롭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유망주들을 대거 브라질로 유학 보내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본격 가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전력도 상승세였다. 중국은 4강에서 일본에 뒤지지 않는 조직력을 과시했고, 8강에서도 이라크를 3-1로 완파하는 등 무서운 잠재력을 보였다.
이제 한국과 중국은 2019년 UAE 대회를 통해 아시안컵 본선 무대 4번째 대결을 벌인다. 양 팀 모두 1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16일 벌어지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C조 1위를 다툰다. 현재 양 팀 모두 승점 6으로 중국(5골·1실점)이 한국(2골·무실점)에 골득실차에서 앞서 있다. 최종전 결과는 향후 토너먼트의 운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통산 전적에서 18승13무2패로 우위를 점한 한국은 최근 2차례 A매치에서는 중국에 1무1패로 뒤진 상태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졌고(0-1·2017년 3월), 동아시안컵에서 비겼다(2-2·2017년 12월).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