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천만돌파④] ‘극한직업’ 코미디의 부활…관객들은 웃고 싶었다

입력 2019-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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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천만돌파④] ‘극한직업’ 코미디의 부활…관객들은 웃고 싶었다

‘극한직업’ 류승룡이 맡은 고 반장의 대사처럼 지금까지 이렇게 흥행한 코미디 영화는 없었다.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 2019년 첫 천만 돌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 돌파를 한 것은 이례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코미디 장르가 1000만 클럽에 가입한 것은 2013년 ‘7번방의 선물’ 이후에는 전무후무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 천만 클럽에 가입한 장르는 사극, 역사물, 범죄오락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영화마다 ‘개그코드’가 심심치 않게 들어가 있는 작품도 있긴 했지만 ‘코미디’라는 장르라는 이름을 내걸고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다.

‘극한직업’이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만에 마음을 가볍게 하고 볼 수 있는 영화의 등장과 완성도 있는 코미디 장르였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국내영화는 진지한 주제나 작품 자체의 무거움이 가득한 영화가 많았다. 지난해에 상영됐던 ‘1987’, ‘독전’, ‘공작’, ‘암수살인’, ‘국가부도의 날’ 등만 봐도 알 수 있듯 극장에 나오면 한숨이 쉬어지거나 뭔가 깨우쳐야 할 것 같은 작품이었다. 그나마 가볍게 만든 영화는 연출력, 배우의 연기력 혹은 시대에 뒤떨어진 개그 코드 등 완성도가 떨어져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극한직업’은 이 두 가지 면에서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장르에 배우와 내용만 바꾸는 작품이 아닌 ‘장르의 변화’에 도전했고 이병헌 감독의 감각적인 특유의 대사와 함께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며 완성도 있는 코미디물을 완성시켰다. 근래에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장르와 재미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설 연휴라는 ‘명절 성수기’가 천만 관객 돌파의 원인이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또 현재 약 2000여개 상영관에서 1만 회 가까이 상영되고 있어 관객들은 “‘극한직업’밖에 볼 것이 없다”라며 스크린 독과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설 연휴에 상영됐던 ‘수상한 그녀’나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 비슷한 장르의 성적을 본다면 ‘극한직업’의 흥행이유를 단순히 성수기와 스크린 독과점만으로 보기엔 어렵다.

‘극한직업’의 흥행의 의미는 단순히 ‘이제는 코미디가 대세’가 아닌 ‘다른 걸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마음일지 모른다.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 자기 무덤을 파는 영화가 아닌 환골탈태를 해서 다양한 콘텐츠의 바람이 부는 충무로가 되길 바란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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