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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대구FC와 울산 현대의 2019시즌 K리그1(1부 리그) 3라운드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DGB대구은행파크로 가는 길에 택시 운전사가 들려준 얘기다. ‘축구도시’라는 표현은 요즘 대구의 분위기를 가장 잘 대변해준다.
2시간 전에 도착한 경기장 풍경은 예전의 대구 홈 경기장과는 완전히 달랐다. 경기장 주변은 그야말로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잔칫날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은 하루 전날 매진됐다. 16일 오전 11시부터 판매를 시작해 불과 5시간 만에 표가 모두 팔렸다. 홈경기 3경기 연속 매진이다.
DGB파크는 개장 경기로 열린 9일 제주와 K리그1 경기에서 구단 사상 처음으로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12일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 광저우 헝다와 경기에서도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완판’ 됐다. 팬 친화적으로 지은 새로운 경기장이 인기를 끌고, 상승세의 팀 성적이 더해지자 대구는 그야말로 올 시즌 가장 뜨거운 구단이 됐다.
앞선 2차례 매진이 경기 당일이었다면 이날 3번째 매진은 경기 하루 전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그만큼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또 이날은 현장 판매도 하지 않았다. 1만2000여장의 티켓은 오직 온라인으로만 구입이 가능했다. 축구를 보고 싶은 사람은 미리 예매를 해야 하는, 티켓 구매 방식까지 변화시켰다.
그동안 대구의 관중수는 매년 중하위권이었다. 지난해에는 평균 유료관중이 3518명이었고, 2017년엔 3326명으로 3000명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대구가 1만 명이 넘는 관중몰이를 하며 K리그의 모범구단으로 우뚝 섰다.
대구 안드레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니까 또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아무래도 관중이 많으면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이 높아진다”며 부러워했다.
대구는 유니폼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경기장 내 매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서 온라인 판매를 금지했을 정도로 유니폼 인기가 높다. 대구는 이제 축구도시가 분명하다.
대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