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폰’ 무장해제…판도라의 상자 열렸다

입력 2019-03-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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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사진)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3대 속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연예인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방송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아닷컴DB

정준영(사진)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3대 속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연예인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방송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아닷컴DB

■ 정준영·승리 휴대전화 대화 속속 공개…이번엔 차태현·김준호 내기골프 의혹

200만원대 내기골프 카톡방 대화 적발
정준영·김준호 출연 프로 서비스 중지
또 다른 의혹 제기될까 연예계 초긴장
왜곡된 스타 이미지 만든 방송 책임론도


가수 정준영(30)의 이른바 ‘황금폰’과 그룹 빅뱅 출신 승리(29)의 휴대전화는 연예계 ‘판도라의 상자’가 될까.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유포 정황 등 이들의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방 내용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과 대화에 참여한 일부 연예인들의 부적절한 언행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가와 연예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또 다른 연예인과 관련한 의혹이 나오지 않을까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관련 연예인들의 ‘이미지 만들기’에 일조해온 방송프로그램 제작진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 차태현·김준호, ‘내기 골프’ 논란


차태현과 김준호가 2016년 7월 200만 원대 해외 내기 골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KBS는 16일 ‘뉴스 9’를 통해 정준영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에 자사 프로그램인 ‘1박2일’ 출연진과 당시 연출자가 참여한 메신저 단체대화방 내용을 보도했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차태현과 김준호는 17일 “국내에서 재미 삼아 친 게임이었다”며 “돈은 당시 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에 책임을 통감하며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사과하며 방송프로그램 하차 뜻을 밝혔다. 김준호는 2009년 해외 원정도박 물의를 빚고 7개월간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의혹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행위를 ‘도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과 ‘내기 골프도 도박이다’는 주장이 부딪치는 상황이다. “사적 대화 내용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말고 사태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태현(왼쪽)-김준호. 사진|스포츠동아DB·와이트리컴퍼니

차태현(왼쪽)-김준호. 사진|스포츠동아DB·와이트리컴퍼니


● ‘승리·정준영 사태’로 얼어붙은 방송가

방송가는 연루된 연예인의 ‘흔적’ 지우기에 분주하다.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정준영이 출연해온 ‘1박2일’은 제작을 전면 중단했다. 그가 2013년 12월1일부터 출연한 시즌3 전 회 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멈췄다. MBC ‘라디오스타’는 정준영의 “카톡을 위한 휴대전화”로 언급된 이른바 ‘황금폰’ 존재가 처음 알려진 2016년 1월27일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tvN ‘짠내투어’와 ‘현지에서 먹힐까?’ 등도 그의 출연 분량을 모두 편집했다.

김준호도 17일 방송한 ‘개그콘서트’에서 ‘통편집’됐고, 이미 촬영을 마친 tvN ‘서울메이트2’에서도 모두 편집된다. 차태현이 진행자로 참여하는 ‘라디오스타’ 측은 향후 조치를 논의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방송관계자들은 또 다른 연예인들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스타 이미지’ 만든 예능 책임론

‘시청률 맹목주의’와 광고 등 상업성에 기대온 방송 제작 관행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개츠비에 빗대 승리에게 ‘승츠비’라는 별명을 붙여 포장하며 그의 화려한 언변과 일상을 적극 활용했다. 연예인의 겉모습에만 집중해 충분한 검증 없이 출연시킨 책임에서 제작진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07년 8월 방송 시작 이후 12년 만에 존폐 위기를 맞은 ‘1박2일’에는 더욱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3년 전 제작진은 전 여자친구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하차한 정준영을 3개월 만에 복귀시켰기 때문이다. 그의 ‘캐릭터’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발상과 행동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KBS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관리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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