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에서 수술’ 장기공백에 대처하는 한화 하주석의 진심

입력 2019-04-09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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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하주석. 스포츠동아DB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한화 이글스 하주석(25)이 10일 서울 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십자인대 재건술은 회복과 재활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고,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올 시즌 내 복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엄청난 땀을 흘리며 시즌을 준비했지만, 완주하지 못하고 도중하차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른 아쉬움과 좌절감은 상상 이상일 터다.

그러나 수술을 이틀 앞둔 8일 늦은 시각 연락이 닿은 하주석은 의연했다. “잊지 말아달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슴 한켠에 남은 아쉬움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내일이라도 그라운드에 나가 뛰고 싶다”고 할 때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와 올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완주하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2018시즌에 워낙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019시즌에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고 몇 번씩 되뇌였다. 수비력이 엄청나게 향상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41경기에서 기록한 0.254(484타수123안타), 9홈런, 52타점의 타격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보다 더 큰 아쉬움은 당장 그라운드에 설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3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7회말 최원준의 깊숙한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송구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고, 결국 전방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 깊게 생각하지 않겠다

하주석은 애초 한국과 독일 가운데 어디에서 수술해야 할지를 고민했고, 장고 끝에 국내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사후 관리에 있어서도 국내에서 수술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교수님도 유명하신 분이니 믿고 하면 된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다. 직접 뵙고 왔는데, 확실히 믿음이 가더라.”

십자인대 재건술은 하주석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수술이다. 그러다 보니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편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난해 5월 같은 부위를 부상해 국내에서 수술을 받은 국해성(두산 베어스)도 올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재활 속도가 빨랐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교수님 말씀도 들어봤다. ‘괜찮다. 예전처럼 큰 수술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힘을 얻었다.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형을 비롯해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던 다른 선수들도 잘하고 있으니 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 아쉬움과 다짐

하주석은 비시즌 동안 부단히 노력했다. 무엇보다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정립했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는 “과거에는 유격수가 화려하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달라졌다. 유격수는 안정감과 믿음을 줘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꼬리표를 확실히 뗀 비결도 엄청난 노력과 마음가짐의 변화다. 2019시즌에도 안정된 수비로 내야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상황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주석은 “일단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개인운동도 어느 때보다 착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으로 인해) 그동안 준비한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니 아쉬움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덧붙여 “올해는 반드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하주석은 몇 번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그대로였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올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수술 잘 받고 착실하게 재활해서 복귀 후에는 야구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목소리가 조금씩 밝아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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