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에게는 좌타자가 강하고 왼손 투수에게는 우타자가 강하다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구축된 플래툰 시스템은 여전히 KBO리그에서 애용되고 있다. 야구 통계전문 기업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플래툰 시스템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사령탑은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었다. 스포츠동아DB
우투수에게는 좌타자가 강하고 왼손 투수에게는 오른손 타자가 강하다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구축된 플래툰 시스템은 종종 공격력 극대화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왼손 타자들이 좌완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주 애용된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라인업을 바꾸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지만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부터 리드오프, 1번만큼은 우타자를 선호했다. “좌타자가 1번을 치면 좌완 선발 때 찬스를 먼저 잡을 확률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라는 이유였다.
세이버 매트릭스의 발달로 각 팀 감독들이 플래툰 시스템을 얼마만큼 활용하고 있는지도 분석이 가능해졌다. 단,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선수 층에 따라 이 통계의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왼손, 오른손 모두 가용인원이 풍부할 경우 자연스럽게 플래툰 비율은 높아진다.
야구 통계전문 기업 ‘스포츠투아이’는 선발 투수 유형에 따른 선발 라인업으로 각 팀의 플래툰 비율을 수치화하고 있다. 상대 팀 선발투수가 우완인 경기에서 선발 타순에 좌타자가 많이 배치될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계산이다. 스위치 타자는 이 통계에서 제외된다.
올 시즌 9일까지 경기에서 플래툰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은 두산 베어스로 61.1%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플래툰을 크게 선호하지 않지만 뎁스차트가 화려한 팀 전력을 활용해 다양한 타순을 짜고 있다. 팀에 우투좌타 선수들이 많은 점도 플래툰 비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시즌에도 두산은 56.2%로 플래툰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KIA 타이거즈(55.6%), 롯데 자이언츠(54.8%)가 높은 플래툰 비율을 보였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LG 사령탑이었던 2017년에도 53.5%의 비교적 높은 플래툰 비율을 보였다. 롯데의 지난해 플래툰 비율은 40%로 리그 9위였다.
플래툰 비율이 가장 낮은 팀은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로 37.8%다. 그러나 KT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선발 라인업을 기록했다. 유형별 기용보다 타순 조정에 더 공을 들인 흔적이다. 한용덕 감독의 한화 이글스 역시 40.5%의 낮은 플래툰 비율을 보였다. 지난해 한화는 55.9%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은 플래툰 비율을 보였지만 올 시즌 초반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