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수 심판.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팀간 6차전이 열린 9일 수원 KT위즈파크. 롯데가 5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하는 등 11-2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롯데 나종덕의 타구가 우측 선상을 향했다. 파울 라인 근처에 떨어지는 듯했던 타구는 KT 우익수 배정대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배정대의 호수비였다. 이를 확인한 2루주자 전준우는 3루로 태그업했고, 1루주자 오윤석은 귀루했다.
하지만 문동균 1루심이 양손을 펼쳤다. ‘페어 시그널’이었다. 이를 확인한 배정대는 곧장 2루로 송구했다. 심판의 시그널대로면 2루로 향해야 할 오윤석이 아웃된 것. 이어 1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던 타자주자 나종덕도 KT 1루수 문상철이 태그했다. 문동균 1루심의 판단대로면 더블아웃이었다.
그러자 롯데 양상문 감독이 즉각 뛰쳐나와 어필했다. 포구가 돼 태그업 후 1사 1·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포구 실패로 2사 3루가 됐기 때문에 당연했다. 이때 심판진은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4심 합의에 나섰다. KT 이강철 감독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나왔으나 설명은 없었다.
그러던 중 전일수 조장이 심판실로 향했다. KT 구단에 따르면 전 심판은 심판실로 향해 김정국 대기심의 의견을 물어봤다. 심판실에는 텔레비전이 있고, 김 심판도 이 상황을 놓쳤을 리 없다. 심판실에 다녀온 전 심판의 판단은 포구 성공이었다. 이 과정까지 10분이 소요됐다. 관중들은 간단한 상황 설명만 들은 채 어리둥절함을 숨길 수 없었다.
애매한 판단은 비디오판독을 하면 된다. 올해부터는 양 팀 감독의 요청 없이도 심판진 재량으로 이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장 외부의 대기심이 판단에 개입했다. 4심의 합의로 판정을 번복하거나,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면 간단하며 적확했을 과정에 제3자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 규정이 신설된 이유가 없다. 오판에 대한 인정이 무조건 권위를 떨어뜨리진 않는다. 정해진 규정대로 진행됐다면 간단했을 문제가 수원의 10분 공백을 낳았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