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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없는 프로 스포츠는 무의미하다.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이다. 흥행을 위해서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 있다. 매력적인 경기력이다. 아무리 구단이 노력을 기울여도 선수단의 퍼포먼스가 받쳐주지 않으면 텅 빈 관중석은 불가피하다.
그런 면에서 K리그1 FC서울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경기력과 결과, 흥행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가고 있다. 지난시즌 극도의 부진 속에 K리그2 강등 위기를 경험한 서울은 ‘하나원큐 K리그1 2019’에서 서서히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10라운드까지 소화한 정규리그에서 승점 18을 쌓아올려 4위에 랭크됐다. 리그 선두 전북 현대(승점 21)와의 격차도 한 경기다.
사실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최근 3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득점 없이 비겼고, 전북에 1-2로 패한 뒤 수원 삼성 원정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해와 전혀 다르다. 맥없이 주저앉고 포기하지 않는다. 90분 내내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모두를 흥분시킨다. 인천전은 여러 모로 아쉬웠으나 전북~수원으로 이어진 원정 2연전은 ‘왜 서울인지’를 증명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전북전에선 1-1 팽팽한 후반 추가시간 막바지에 결승포를 내줘 무릎을 꿇었으나 10명으로 대등하게 맞섰고,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는 박주영이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수들의 투혼과 의지에 팬들도 응답하고 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대구FC와의 홈경기는 붉은 물결을 이룰 전망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인 서울 구단은 “입장권 온라인 예매열기가 평소보다 뜨겁다. VIP 테이블 좌석과 스카이라운지, 패밀리석, 테이블석 등 고가의 자리부터 빠르게 팔렸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인천전 당시 집계된 1만7300여 명보다 많은 팬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게 이번 홈경기는 굉장히 중요하다. 대구는 서울에 승점 1이 앞선 가운데 3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 쇼에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순항하고 있는 대구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서울은 화끈한 승부를 약속했다. “매 경기 감동을 선물해야 한다.
질 때 지더라도 내용과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이 서울 최용수 감독의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