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동준. 스포츠동아DB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부턴가 ‘대체 선발’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장정석 감독이 올 시즌 선보인 전략적 선택 선발투수 휴가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올 시즌 선발 등판 횟수는 어느덧 5번이나 됐다.
거둔 성적은 놀랍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8경기에서 6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은 4.94를 기록했다. 선발로는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6.41의 성적을 남겼다.
김동준이 거둔 6승은 올 시즌 키움 투수들 중 가장 많은 개인 승수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같은 외인투수들보다도 많은 승을 거뒀다. 위기 때 등판한 응급 소방수가 오히려 팀 전력에 가장 큰 역할을 해낸 모습이다.
단순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록만이 뛰어난 게 아니다. 김동준이 선발 구멍을 잘 메워주는 것만으로도 키움에는 큰 도움이 된다.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 같은 어린 선발투수들이 큰 걱정 없이 휴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에서다.
장정석 감독은 늘 “100%는 없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선발투수들의 휴식이 이후에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한다. 장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대체 선발인 김동준의 우직한 활약 덕분이다.
세부 기록은 아직 ‘에이스’급 투수들처럼 화려하진 않다. 그렇다고 미래가 기대되는 이십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처럼 나이의 장점도 없다. 그러나 지금의 김동준은 분명 키움에 필요한 존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그의 가치는 여느 스타급 선수에 못 지않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