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U-20 월드컵은 달리 바라봐야” 김학범의 고민은?

입력 2019-06-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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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U-23 대표팀이 출전하는 2020도쿄올림픽이다. 이는 U-20 대표팀과는 연령이나 소속팀 입지, 병역혜택에 대한 부담 등에서 차원이 다르다. 이를 감안해 팀을 꾸려야 하는 게 김학범 감독의 숙제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세 무대와 올림픽은 전혀 다르다.”

23세 이하(U-23)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59)의 이야기다. 대한민국 축구가 최근 폴란드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감동의 6월을 보냈지만 내년 7월 24일 개막할 2020도쿄올림픽에서의 성과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 감독과 마찬가지로 ‘공부하는 지도자’의 이미지가 강한 정정용 감독(50)이 이끄는 U-20대표팀은 아르헨티나(조별리그), 세네갈(8강), 에콰도르(4강) 등 쟁쟁한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엄청난 역사를 썼다. 공교롭게도 유럽 2개국(포르투갈, 우크라이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해 정상에 등극하지 못했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였다.

어린 태극전사들의 퍼포먼스에 고무된 많은 팬들은 지금의 기세를 올림픽까지 이어가 도쿄 그라운드에서 태극기가 힘차게 휘날리고 애국가가 우렁차게 울리길 기대한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일군 사상 첫 동메달을 넘어서는 결실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설명처럼 올림픽은 쉽지 않다. 당장 연령부터 차이가 있다. U-23대표팀이 출격하는 대회다. U-20은 아마추어에서 갓 프로 무대(성인군)에 진입한 시점이다. 반드시 나이로 구분되는 건 아니나 유럽 클럽들도 20세는 B레벨(2군)에서 A레벨(1군)로 올라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반면 올림픽에 나설 U-23은 대부분이 프로 선수들이다. 소속 팀에서 주력으로 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의무 규정은 아니나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와일드카드(24세 이상)까지 선택할 수 있으니 또래 동기들로 구성된 U-20대표팀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경험의 측면에서도 20세는 당장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혹여 프로 팀에 몸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출전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선수들의 비중이 높다. 폴란드 대회는 프로 선수들이 많이 나섰으나 대부분 실전 감각이 부족한 상태였다.

수많은 선방 쇼를 펼쳐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긴 ‘슈퍼 골리’ 이광연(강원FC)조차 U-20월드컵이 끝난 뒤인 23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17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프로 데뷔라는 꿈을 뒤늦게 이뤘을 정도다. 정 감독이 함께 추억을 쌓은 제자들에게 “많이 뛰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배경이다.

여기에 정신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축구에 올림픽의 의미는 크다. 병역 혜택이 걸려 있어 부담과 압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외부 변수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7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안긴 홍명보 감독(대한축구협회 전무)도 가장 힘들었던 작업 중 하나로 선수단 멘탈 관리를 꼽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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