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서울도 울산도 다 쏟았다…하얗게 태운 상암벌

입력 2019-07-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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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의 김보경(14번)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드는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 막바지까지 1-2로 뒤지던 울산은 김보경의 짜릿한 골로 극적인 동점을 이뤄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위와 3위의 싸움. 유난히 치열해진 선두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서로를 이겨야 했다. 격차는 1점. FC서울은 정규리그 17경기에서 승점 37을 쌓았고,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 현대는 36점이었다. 누구라도 한숨 돌리려면 무조건 결과가 필요했다.

소문난 명품매치, 추가시간 7분까지 주어진 혈투는 무승부로 끝났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1-2로 뒤지던 울산이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드라마틱한 동점골을 터트렸다.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1-1로 비긴 전북 현대(승점 38)가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면서 순위 변동은 없었다.

킥오프를 앞둔 두 팀 사령탑들의 대화는 긴장보다는 웃음이 흘렀다. 울산 김도훈 감독이 “서울이 2위에 올라 있으니 우리는 도전자”라고 하자 서울 최용수 감독은 “지나친 겸손은 자만의 표현”이라고 받아쳤다.

물론 원정 팀은 여유가 없었다. 우라와 레즈(일본)에 밀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입에 실패했다. 16강 원정 1차전을 2-1로 이긴 뒤 안방에서 0-3 대패했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었다. 순위 상승이 아닌,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승점 3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연패가 많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시작은 울산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반환점으로 향하는 지금부터 서서히 부딪히려고 한다. 투혼, 열정의 경기를 홈에서 하자”는 최 감독의 의지대로 공세적으로 나선 서울과 울산은 초반부터 치고받았으나 균형은 전반 8분 만에 깨졌다. 울산 이동경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김태환이 재차 슛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서울이 냉정을 찾았다. 침착한 반격을 시도했고, 전반 40분 첫 결실을 맺었다. 알리바예프가 상대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슛이 절묘하게 꺾이며 동점이 됐다. 흐름을 잡자 거칠 것이 없었다. 동점골 3분 뒤 박주영의 오른쪽 크로스를 박동진이 밀어 넣었다. 탄탄해 보인 울산의 포백수비가 갑자기 집중력을 잃었다.

후반전,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울산의 맹공이 계속됐다. 서울의 빈틈을 노렸고 주니오를 투입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운이 없었다. 강해진 울산의 공세 이상으로 서울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 쇼도 강렬했다. 후반 3분과 21분 황일수의 슛을 온몸으로 막았다. 황일수가 후반 25분 터트린 골마저 VAR(비디오판독)으로 무효 처리 됐다. 김 감독은 강하게 불만을 표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쇼 타임은 끝나지 않았다. 울산은 패색이 짙어진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 오른쪽 크로스를 불투이스가 머리로 열어준 볼을 김보경이 헤딩골로 마무리하며 상암벌을 달궜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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