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X서강준X김현주 ‘왓쳐’ 더욱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19-07-11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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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X서강준X김현주 ‘왓쳐’ 더욱 기대되는 이유

OCN 토일 오리지널 ‘WATCHER’(극본 한상운, 연출 안길호)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치밀하게 그려내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6일 첫 방송된 ‘WATCHER’(이하 왓쳐)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2회 시청률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최고 5.0%까지 치솟는 무서운 상승세로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비극적 사건에 얽힌 세 남녀가 경찰의 부패를 파헤치는 비리수사팀이 되어 권력의 실체를 밝히는 내부 감찰 스릴러 ‘왓쳐’는 감찰을 소재로 한 최초의 심리 스릴러로 기대를 모았다. ‘왓쳐’는 단 2회 만에 그 진가를 입증하며 호평을 쏟아냈다. 사건 해결이 중심인 수사물의 공식을 뛰어넘어 사건 이면을 내밀하게 포착해 기존 장르물과는 결을 달리했다. 사건 속에 얽혀 있는 인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전개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 무엇보다 선과 악, 편과 적의 경계가 모호한 내부자들이 속내를 숨긴 채 서로를 탐색하고 각자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과정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내부 감찰 스릴러의 서막을 짜릿하게 열었다. 무엇보다 치밀하게 복선과 반전 코드를 심은 안길호 감독의 연출은 심리스릴러의 묘미를 예리하게 세공하며 서스펜스에 힘을 실었다.

비리 경찰을 잡는 경찰이자 영원한 내부의 적 ‘감찰’을 전면에 내세운 ‘왓쳐’는 시작부터 전혀 다른 구도로 새로운 판을 그렸다. CH토건 김상준(김동현 분) 회장의 아들 유괴사건이 주요 골자였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유괴범 손병길(정민성 분)의 배후로 지목되며 김상준과도 유착이 의심되는 광역수사대 장해룡(허성태 분) 반장의 비리를 쫓는 도치광(한석규 분), 남다른 촉으로 사건의 시작을 연 김영군(서강준 분), 목적을 알 수 없는 변호사 한태주(김현주 분)가 뛰어들면서 사건은 복잡하게 얽혀나갔다. 경찰과 범죄자, 정의와 불의의 대립이라는 장르물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서로의 진의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가운데 기저에 쌓이는 긴장감은 단단한 응집력과 예리함으로 사건 사이를 파고들었다. 별개의 사건처럼 터지는 사건들에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었고, 진실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한 번에 뒤엎는 전개는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어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며 들썩이게 했다.

심리스릴러만의 차별화된 서스펜스를 안길호 감독과 제작진은 디테일로 강화했다. 겹겹이 쌓인 서사의 레이어에 복선과 반전 코드를 숨기며 시청자들에게도 감시자의 역할을 부여했다. 속내를 숨긴 채 진위를 떠보고, 정보를 흘리며 덫을 놓기도 하는 수 싸움의 날 선 긴장감을 위해 안길호 감독은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표정, 대사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비밀의 숲’ 등 안길호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유의 절제된 연출 속에 함축된 다양한 장치들이 이후의 전개에 강한 폭발력으로 응집하는 만큼 한 장면도 눈 뗄 수 없는 흡인력을 선사했다. 이 지점이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각자의 패를 숨긴 도치광, 김영군, 한태주의 아찔한 첫 공조도 ‘왓쳐’만의 재미를 완성했다. 아내를 살해한 김영군의 아버지는 도치광이 존경하는 선배 경찰이었고,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바로 한태주였다. 비극적 사건으로 운명이 뒤바뀐 세 사람은 여전히 과거를 짊어지고 살고 있다. 같은 사건에 뛰어들었지만 완벽한 협력이란 없었다. ‘적’도, 그렇다고 ‘편’도 아닌 세 사람의 공조는 외줄타기처럼 아슬아슬했지만,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빈틈이 없었다. 사건이 끝난 후에도 긴장감을 형성하는 세 인물의 미묘한 심리전은 기획 의도대로 사건에 매몰되지 않는 사람과 내면을 깊숙하게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믿었던 선배의 부패를 목격하고 감찰이 된 도치광, 진실을 알고 싶은 김영군, 나쁜 경찰을 잡고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려는 한태주. 도치광의 물음에 “같이 갈 수 있어요. 나쁜 경찰 잡으면 된다”라고 답한 한태주처럼, 한배를 탔으나 그 동기를 알 수 없는 이들의 위험한 공조는 궁금증을 증폭했다.

흡인력을 높인 배우들이 연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한석규는 믿었던 선배의 부패를 목격하고 그 누구도 쉽게 믿지 않는 감시자의 길을 선택한 도치광의 다면성을 예리하게 표현했다. 서강준은 첫 장르물에서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김영군의 어두운 내면부터 아무도 믿지 못하는 현재를 한층 성숙한 연기로 풀어냈다. 속내를 읽을 수 없는 한태주의 위험한 아우라는 김현주만이 가능한 연기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그려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얽힌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감정선만으로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낸 세 배우의 시너지가 심리 스릴러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흡인력을 견인했다.

각기 다른 상처를 숨기고 달라진 인생을 사는 도치광, 김영군, 한태주가 드디어 한 자리에서 만났다. 목적도 동기도 다른 이들이 비리수사팀으로 재회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커다란 진실을 향해 비로소 첫걸음을 뗐다. 무엇이 진실이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파헤칠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이들의 활약에 이목이집중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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