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설에도 끄떡없는 고효준, “여전히 야구가 재밌다”

입력 2019-08-0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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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효준. 스포츠동아DB

“인생이잖아요. 야구가 여전히 정말 재밌어요.”

고효준(36·롯데 자이언츠)의 2019시즌은 그야말로 ‘회춘’이다. 56경기 등판 46.2이닝을 소화하며 2승7패14홀드, 평균자책점 5.40.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팀내 구원투수 가운데 최다등판 및 이닝소화다. 롯데 불펜에서는 큰 축을 맡고 있는 셈이다.

개인에게도 낯선 시즌이다. 순수 불펜으로 등판한 기록만 따지면 개인 최다경기 및 이닝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선수 인생의 황혼기로 향해가는 시점에 가장 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롯데가 아직 45경기를 남겨뒀음을 감안하면 개인 최다 기록은 꾸준히 경신될 전망이다.

7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이러한 고효준의 가치가 선명히 빛났다. 6-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안타와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임경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했을 때 그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다짐했고, 실제로 뜬공-병살타를 유도해 실점 없이 내려왔다.

경기 후 고효준은 “야수들에게 미안했다. 나 때문에 더운 날 그라운드에 더 길게 있었다”라며 “컨디션이 괜찮다고 생각해 더 힘이 들어갔다. 이런 제구 난조는 SK 와이번스 시절(2014년이 마지막) 이후 처음이었다. 최대한 집중했다”고 복기했다. 개인 최다 기록 경신에 대해서는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이 크게 작용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러한 고효준의 가치로 인해 최근 트레이드 대상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선수 본인으로서는 언짢을 수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만큼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아니겠나. 선수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게 본분”이라며 손사래 쳤다. 공필성 감독대행이 경기 전 “트레이드 대상으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너무 민감하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이다.

우문을 던졌다. 여전히 야구가 재미있느냐고. 고효준은 환히 웃으며 “그렇다. 야구가 인생이라고 하지 않나. 어릴 때는 와 닿지 않았는데, 정말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더라. 롯데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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