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원 군면제논란, 상고 포기→징역 1년6개월 (ft.연예계 퇴출)
만취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손승원(29)이 항소심에서도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손승원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군 면제’(병역면제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처분) 혜택(?)을 받게 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손승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특히 교통범죄 중 가장 형량이 높은 도주치상 혐의에 해당되어 이른바 ‘윤창호법’ 적용을 하지 않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위험운전치상죄가 오히려 (형이) 더 높다”며 윤창호법에 따른 가중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손승원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형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것은 정상참작될 사안이지만, 2015년 2번이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점은 문제가 있다. 또한, 8월에 낸 사고의 수사 및 재판이 종결 안 된 상태에서 12월에 또 음주운전을 사고를 내고 허위진술을 한 점은 엄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가 경상을 입었음에도 손승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약 150m를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당시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또 손승원은 이미 지난해 8월 3일 다른 음주사고로 인해 11월 18일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손승원과 그의 변호인은 선처를 호소했다. 당시 손승원의 변호인은 “손승원이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에게 사과도 하고 피해를 모두 배상했다”며 “피해자 전원과 합의했다고 죗값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피해자들의 상해 부위와 정도가 자연치유 가능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가벼운 부상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승원이 입영 영장을 받아놓은 상태에서 수감돼 입대를 못하게 됐다”며 “엄격 규율속 2년간 성실 복무하면서 계속 반성한다면, 앞으로 음주운전 버릇도 끊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손승원 역시 최후진술 기회를 얻어 선처를 호소했다. 손승원은 “지난 70여 일간 구치소에 수감돼 하루하루 온몸 뼈저리게 잘못을 느끼고 반성하고 돌아보며 후회하고 자책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1년 전쯤부터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다”며 “죗값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약이든 마음을 다스리든 이겨내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1심 1차 공판 당시와 비슷한 맥락의 선처를 바랐다.
당시 재판부는 “최근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손승원)은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다시 사고를 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을 엄벌하라는 입법 취지는 이 사건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승원은 ‘윤창호법’ 적용받아 재판을 받는 첫 연예인으로 알려졌지만, 1심에서는 ‘윤창호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다만, 음주운전 전력과 도주 행위 등 죄질의 무게를 다룬 선고 내용이 나왔다.
이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손승원 측은 즉각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고, 손승원 측은 입대 의지를 피력하며 선호를 호소했다.
손승원 변호인은 항소심 결심 공판 당시 “손승원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입대라서 착잡한 마음에 술을 마셨고, 대리기사를 부르면 되는데 카카오 호출을 하다보니 당시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라서 배정이 안 됐다”며 “실제 1km 정도 밖에 안 되고 짧다고 생각했는데 운전 경위에 대해서는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2명인데 전치 2~3주로 상해 자체는 경미하다”며 “위로금과 함께 피해배상도 이뤄져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음주운전 벌금형 외에 손승원의 별다른 전과가 없음을 이유로 들며 “피고인이 1년 6개월 실형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국방의 의무 이행에 관한 생각이 있다”며 손승원 입대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6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고 인생 공부를 했는데, 평생 값진 경험이고 가장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며 “지난 내 삶을 반성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전환점이 됐고 법의 무게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손승원은 “처벌을 못받았으면 법을 쉽게 생각하는 한심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항소심 통해서 용서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평생 보답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손승원의 음주운전 전력 등을 이유로 1심과 같은 실형을 선고했다. 무엇보다 1심과 달리 ‘윤창호법’을 적용해 판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리고 이런 결과에 손승원 측은 결국 상고를 포기했다.
1심부터 2심까지 꾸준히 선처를 호소하며 병역 의무 이행을 주장했지만, 두 재판부는 그의 죄가 가볍지 않음을 밝히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결국 손승원도 재판부의 결정을 수용해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손승원은 ‘사실상 군 면제’를 받게 된다.
한편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손승원은 ‘헤드윅’, ‘그날들’ 등 다수 뮤지컬에 출연했다. 또한, 드라마 ‘힐러’, ‘너를 기억해’, ‘청춘시대’ 시즌1, 2,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1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번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로 손승원은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