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은 좁다. 이제 드라마로’…제2의 신원호를 꿈꾼다

입력 2019-09-07 15:5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예능프로그램 출신 드라마 연출자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의 성격에 따라 연출 방식이 전혀 다르지만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단연 신원호 PD가 가장 먼저 꼽힌다. KBS 재직 당시 2TV ‘해피선데이’ 연출에 참여했던 그는 CJ E&M(현 CJ ENM)으로 이적해 2012년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드라마 PD로 나섰다. 잇따라 내놓은 두 편까지 ‘응답하라’의 모든 시리즈를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지난해 1월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 시대적 현상을 소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며 인간애를 들여다봤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 PD가 12월 내놓는 ‘슬기로운’ 시리즈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응급실을 배경으로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20일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백승룡 PD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연출작이다. 데뷔작은 2014년 ‘잉여공주’이다. 2009년부터 활동해온 백 PD는 시즌 초반 예능프로그램 성격이 강했던 ‘막돼먹은 영애씨’를 포함해 ‘SNL 코리아’ ‘집밥 백선생’ 등을 맡았다.

드라마 연출 5년의 공백 동안에도 다시 예능프로그램 무대로 돌아가 ‘배우학교’ ‘먹고자고먹고’ ‘SNL 코리아9’ ‘한 쌍’ 등 여행, 공개코미디, 리얼리티 등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력을 닦았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시트콤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코믹한 요소가 짙고,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내용이어서 예능프로그램으로 내공을 쌓은 그의 연출력에 시선이 쏠린다.

드라마는 재래상권에 밀리는 마트를 기사회생시키려는 점장과 이를 막으려는 사장의 좌충우돌 이야기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사장 역 김병철과 점장 역 이동휘의 코믹 호흡도 기대를 높인다.


현재 방송 중인 OC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의 연출자 민진기 PD도 예능프로그램 출신이다. ‘롤러코스터’ ‘푸른거탑’ ‘SNL 코리아’ 등을 연출해온 민 PD는 2017년 김강우·여진구 주연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를 통해 노선을 바꿨다. 현재와 20년 뒤 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등 독특한 설정으로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tvN 관계자는 3일 “예능프로그램 출신 PD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촬영이나 연출 기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며 “이러한 변화가 드라마 전체에 영향을 줘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시청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