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인물로는 단연 신원호 PD가 가장 먼저 꼽힌다. KBS 재직 당시 2TV ‘해피선데이’ 연출에 참여했던 그는 CJ E&M(현 CJ ENM)으로 이적해 2012년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드라마 PD로 나섰다. 잇따라 내놓은 두 편까지 ‘응답하라’의 모든 시리즈를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지난해 1월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 시대적 현상을 소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며 인간애를 들여다봤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 PD가 12월 내놓는 ‘슬기로운’ 시리즈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응급실을 배경으로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20일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백승룡 PD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연출작이다. 데뷔작은 2014년 ‘잉여공주’이다. 2009년부터 활동해온 백 PD는 시즌 초반 예능프로그램 성격이 강했던 ‘막돼먹은 영애씨’를 포함해 ‘SNL 코리아’ ‘집밥 백선생’ 등을 맡았다.
드라마 연출 5년의 공백 동안에도 다시 예능프로그램 무대로 돌아가 ‘배우학교’ ‘먹고자고먹고’ ‘SNL 코리아9’ ‘한 쌍’ 등 여행, 공개코미디, 리얼리티 등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력을 닦았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시트콤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코믹한 요소가 짙고,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내용이어서 예능프로그램으로 내공을 쌓은 그의 연출력에 시선이 쏠린다.
드라마는 재래상권에 밀리는 마트를 기사회생시키려는 점장과 이를 막으려는 사장의 좌충우돌 이야기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사장 역 김병철과 점장 역 이동휘의 코믹 호흡도 기대를 높인다.
현재 방송 중인 OC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의 연출자 민진기 PD도 예능프로그램 출신이다. ‘롤러코스터’ ‘푸른거탑’ ‘SNL 코리아’ 등을 연출해온 민 PD는 2017년 김강우·여진구 주연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를 통해 노선을 바꿨다. 현재와 20년 뒤 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등 독특한 설정으로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tvN 관계자는 3일 “예능프로그램 출신 PD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촬영이나 연출 기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며 “이러한 변화가 드라마 전체에 영향을 줘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시청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