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충청북도 청주를 연고로 하는 청주 FC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청주 FC는 9월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을 찾아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에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청주 FC 김현주 이사장은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오늘 드디어 연맹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연맹이 제시한 모든 창단 기준을 충족했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연맹의 승인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2년 ‘청주 솔베이지’란 팀명으로 축구계에 등장한 청주 FC는 2009년 ‘청주 직지 FC’로 구단명을 바꾸고서 성실히 K3리그에 참가해왔다. 2015년 지금의 청주 FC로 팀명을 교체한 뒤엔 2018년 청주시티FC와 통합했다. 그리고 2019시즌부터 ‘통합 청주FC’로 청주시를 연고지 삼아 K3리그에서 착실히 리그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프로화를 준비했다.
김 이사장은 “풍부한 K3리그 경험으로 안정적 구단 운영능력이 가능하다는 게 다른 신생구단과 비교했을 때 청주 FC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미 대한축구협회가 청주 FC를 ‘2018 베스트 프런트 구단’으로 선정한 바 있다”며 “내년 시즌 당장 K리그2에서 뛰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팀 구성을 자신 한다”고 말했다.
그간 충북은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는 지자체’란 소릴 들어왔다. 특히나 청주는 인구 1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충북의 중심 도시임에도 프로스포츠다운 프로스포츠가 없는 상황이었다.
김 이사장은 “청주는 청주공항과 KTX 오송역을 보유하고, 경부, 중부, 상주 간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대한민국의 중심지다. 제주 유나이티드도 청주공항을 통해 운동장까지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교통 편리성이 뛰어나다”며 “충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다운 프로구단이 없었는 만큼 청주 FC가 프로구단으로 출범하면 충북과 청주 시민들로부터 큰 지지와 환영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청주 FC가 프로축구단으로 출범하면 충북, 청주에 프로팀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타지로 이탈하거나 축구를 그만두는 지역 유망주들의 좌절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청주 운호중은 2018년 해체했고, 지역의 다른 학원 축구부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청주 FC 관계자는 “지역에 프로팀이 생긴다면 지금의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북 내 10개소에 유소년 보급반을 만들어 2,000명의 아이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전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 FC는 구단의 항구적 운영과 효율적 경영을 위해 ‘기업구단’으로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는 처음부터 기업구단을 준비했다”며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먼저 지자체 재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프로구단은 항구적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까닭이다. 프로구단이 항구적 운영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생력이 중요하다. 그 자생력은 기업의 진취적 활동과 치밀한 마케팅 그리고 절박함에서 나온다. 청주 FC는 오랜 기간 K3리그에서 뛰며 어떻게 해야 프로구단이 자생력을 갖추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터득했다.
김 이사장은 “프로구단은 운영이 아닌 경영이 필요한 곳”이라며 “전문화된 경영으로 국민의 혈세가 대거 투입되지 않아도 프로축구단이 충분히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는 지자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론 자율적 구단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프로구단이 장기적 비전 아래 움직이려면 장기적 안목을 갖춘 경영진과 장기적 비전에 맞게 팀을 운영할 수 있는 프런트, 코칭스태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려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여러 변수에 구애받지 않는 조직 구성이 우선이다. 기업구단 형태가 최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 번째는 청주 FC와 연계된 다양한 스폰서들과의 관계다. 올해 K3리그에서 뛰면서도 청주 FC는 50개가 넘는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프로구단이 되면 더 많은 기업이 청주 FC의 스폰서가 될 것이다. 이 스폰서들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그 유기적 관계가 충북과 청주에 더 많은 긍정적 영향을 주려면 프로구단 형태는 지자체 구단보단 기업구단이 더 낫다는 판단이 섰다. 기업은 기업구단과 소통할 때 더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내는 법이기 때문이다.
청주 FC는 항구적으로 구단을 지속 발전하려면 튼튼한 몸통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반도체 설비기업인 SMC 엔지니어링과 신동아종합건설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창단에 나섰다. 올해 700억 원 매출이 예상되는 SMC 엔지니어링(SMCDM)은 SK 하이닉스, LG 화학, LG 디스플레이, 동우화인캠, SSLM(삼성스미토모)의 주요 협력사로 반도체 설비보존관리, 장비관리, 부품세정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지난해 20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신동아종합건설은 1971년 출범한 뒤 국내 대규모 건설, 토목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중견 건설사로 현재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이다.
두 기업은 “기업이 사회로부터 얻은 성과를 축구를 통해 사회에 다시 환원하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으며 프로축구단의 항구적 운영과 발전을 위해 ‘원팀’이 되기로 약속했다.
김 이사장은 “두 기업이 축구단의 튼튼한 몸통이 되고, 기존 50개의 후원사에 더해 추가로 최소 30개 이상의 기업 스폰서를 확보한 만큼 운영자금의 지속적 확보엔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청주 FC는 국내 감독뿐만 아니라 국외 감독 후보와도 접촉해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우리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들로 성장시켜줄 감독이라면 국적과 피부색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발 시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두 가지는 비전과 능력뿐”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