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 못한 레바논 원정 징크스…김신욱도 이강인도 통하지 않았다

입력 2019-11-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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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김신욱(왼쪽)-이강인. 스포츠동아DB

지독한 원정길. 끝까지 답답했다. 공격적인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고전을 이어갔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베이루트 샤밀 카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원정 4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투르크메니스탄(원정)~스리랑카(홈)를 연이어 제압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한국이지만 지난달 평양 남북전에 이어 레바논 원정까지 내리 승수를 쌓지 못했다. 굳이 위안거리를 찾는다면 앞선 3차전까지 우리와 나란히 2승1무(승점 7)를 기록한 북한이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서 1-3으로 패배해 선두 경쟁에서 한 걸음 뒤쳐지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은 2승2무로 선두를 유지했고, 레바논과 북한은 2승1무1패가 됐다. 투르크메니스탄은 2승2패.

그런데 답답하기는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레바논 반정부 시위 여파로 전격 결정된 무 관중 경기, 울퉁불퉁하고 푹푹 패인 그라운드에 들어선 태극전사들은 90분 내내 단조로웠다. 패스 미스도 많았고, 지나치게 긴 전진패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간간히 유효 슛을 시도했어도 레바논의 역습은 만만치 않았다.

불편한 흐름이 계속되자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인범(밴쿠버)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하고, 남태희(알 사드SC) 대신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출격시켰다. 경기종료 10여분을 남긴 상황에서 이뤄진 마지막 교체카드도 공격수였다.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나가고 이강인(발렌시아CF)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포백 수비라인과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SC)을 제외한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들이 전부 공격성향이 짙은 자원으로 그만큼 대표팀은 ‘이기는 축구’를 지향했다. 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중원 공략도 측면 돌파도 통하지 않았다. 어렵게 상대 지역을 향해도 둔탁하고 부정확한 크로스로 기회를 날리기 일쑤였다. 세트피스도 날카롭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전진하지 않고, 하프라인 아래에 머무는 모습이 지나치게 많을 정도로 볼 배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끝내 레바논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한 한국의 2차 예선 여정은 이제 4경기 남았다. 내년 3월 26일 투르크메니스탄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3월 31일 스리랑카 원정을 떠난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6월까지 경합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최악은 면했으나 결코 최선의 결실은 얻지 못한 레바논 원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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