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한-일전을 앞두고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가볍게 달리고 있다. 부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하지만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언제나 뜨거웠다. 출전 4개국이 풀 리그를 펼쳐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인 이 대회의 주최 측도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라이벌전의 비중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맨 마지막 경기에 배정해왔다. 그동안 7차례 대회 중 무려 6번이나 최종 경기로 한일전이 낙점됐다. 2015년 대회에선 남북전이 3차전으로 치러졌다.
한일전의 결과도 막상막하다. 2승3무2패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한국이 7차례 출전해 3패(8승10무)를 기록했는데, 그 중 2패의 상대가 일본이다. 또 다른 1패는 2010년 중국전 0-3 패배다. 일본도 3패(9승8무) 중 2패의 상대가 한국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양 쪽 모두 안방에서 무력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2005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경기에서 0-1로 졌다. 중국(1-1) 북한(0-0)전 졸전에 이어 일본전마저 패하면서 단 1승도 없이 꼴찌로 추락했다. 2013년 7월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일본에 1-2로 패했다. 당시도 2무1패로 부진했다. 이처럼 홈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축구는 늘 징크스에 시달렸다.

17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한-일전을 앞두고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부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반면 일본 원정에서는 2승1무로 압도적이었다. 원년인 2003년엔 득점 없이 비긴 가운데 2승1무로 초대 챔피언이 됐다. 2010년 대회에선 김재성, 이동국, 이승렬의 연속 골로 3-1로 이겼고, 2017년 대회 땐 4-1 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는 일본에 약했지만 밖에 나가서는 진짜 호랑이로 어깨를 편 게 한국축구다.
이제 이 대회 8번째 라이벌전이 열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일본과 남자부 3차전을 갖는다.
올 해 마지막 A매치인 이 한판에 많은 게 걸려 있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승점 6이어서 승리하는 팀이 정상에 오른다. 비길 경우 득실차(일본 +6, 한국 +3)에서 앞선 일본이 우승한다. 한국이 이길 경우 대회 사상 최초로 3연패(통산 5번째 우승)를 달성하게 된다. 또 역대 개최국이 정상에 오른 적이 단 한번도 없던 징크스와 일본전 홈 무승 징크스도 함께 날릴 수 있다. 아울러 벤투 감독에겐 부임 이후 첫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선물도 안긴다.
최근 벤투호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수 아래의 홍콩(2-0 승)과 중국(1-0 승)을 물리쳤지만 경기력 면에서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이런 비난 여론도 일본전 승리라면 잠재울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일본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할 수 있지만 우리도 최대한 잘 준비해서 일본의 강점을 봉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