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옵션에 담긴 책임…오지환이 증명해야할 40억의 가치

입력 2019-12-22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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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무거운 책임이 담겼다.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40억 원을 통째로 확보한 오지환(29·LG 트윈스)은 향후 4년간 자신에 대한 투자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조건 없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금 16억 원에 연봉 6억 원씩을 받게 되는 오지환은 옵션 없이 4년 40억 원을 보장받았다. 오지환은 일찍이 백지위임의 뜻을 밝히며 FA 계약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구단에 넘겨줬고, LG 차명석 단장은 그를 “우리 팀 내야 수비의 중심이자 핵심 전력”이라고 평가하며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충분한 예우를 해줬다. 올 겨울 마침표를 찍은 5차례의 FA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LG의 내부 FA 잔류 역사를 되짚어 봐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2014년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에게 4년 50억 원을 안긴 것이 역대 1위다. 그 외 4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집토끼는 없었다. 2008년 조인성이 3+1년을 뛰는 조건으로 34억 원, 2013년 정성훈과 이진영이 각 4년 34억 원, 2016년 이동현이 3년 30억 원 수준의 계약을 맺고 LG에 남았다. 단순히 금액과 기간을 두루 따져봐도 오지환에겐 통 큰 투자가 이뤄졌다.

구단은 오지환이 갖는 무형적 가치에 큰 의미를 둔다. 2009년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뒤 원 클럽 맨의 길을 걷고 있는 그에 대해 차 단장은 “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10년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많은 공헌을 한 선수”로 평가했다. 동료들 역시 “정신력과 전투력이 강하다. 소리 없이 강한 친구”라며 치켜세우곤 한다. 오지환 스스로도 이번 FA 계약에 대한 첫 요구 조건으로 6년에 걸친 다년 계약을 내걸었을 만큼 팀에 대한 소속감이 높다.

그러나 프로 선수에게 상징만이 전부는 아니다. 숫자로 드러나는 결과가 필요하다. 오지환은 2019년, 통산 타율(0.261)에 못 미치는 0.252의 타율 성적을 냈다. 타점(53점), 득점(63점) 기록도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하지만 개선점도 있었다. 전 경기에 가까운 134경기를 소화하면서도 2018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27도루(+17)를 달성했고 약점으로 꼽히는 몇 가지 부문에서도 113삼진(-33), 12실책(-12) 등으로 약진했다.

이제 물러설 곳은 없다. 더욱이 구단으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은 오지환으로선 팀 내 핵심 선수로서의 자격을 입증해야한다. LG와 오지환이 약속한 4년의 시간은 양 측 모두에게 숙제가 됐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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