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베팅이 스포츠레저 문화로 발전하는 사이에 불법스포츠도박 시장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이뤄지면서 청소년들까지 쉽게 불법스포츠도박을 접하는 시대가 됐다. 스포츠동아DB
“오늘 축구대표팀 경기 있는데, 내기 한 번 할까?” 평소 친구, 주변 지인과 흔히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가벼운 내기는 지인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이기도 하다. 프로스포츠 관련 베팅은 이제 국내·해외를 막론하고 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일상처럼 스포츠베팅에 나서는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대중화 등에 힘입어 건전한 대중 스포츠레저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스포츠토토로 만들어지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은 국내 체육 예산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의 체육발전을 담당하는 귀중한 재원이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베팅이 스포츠레저 문화로 발전하는 사이에 불법스포츠도박 시장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는 성인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이뤄지면서 청소년들까지 쉽게 불법스포츠도박을 접하는 시대가 됐다. 2016년 기준 불법스포츠도박 시장규모는 연간 2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스포츠도박은 이미 일상 속으로 스며든 상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2018년 학교 밖 청소년(청소년 지원센터 809명·청소년쉼터 232명·비인가 대안학교 6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법온라인도박을 하는 친구나 선·후배가 있다’는 문항에 대한 응답자가 33.4%나 됐다. 청소년들의 돈내기에서도 불법스포츠도박은 재학 중 청소년 가운데에서는 1.2%, 학교 밖 청소년 중에서는 2.9%를 차지했을 정도다. 또한 불법스포츠도박 경험자 중 무려 63.0%가 주 1회 이상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장병들 사이에서도 불법스포츠도박이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4월부터 군 장병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다. 이후 8개월여가 지나면서 군인의 사이버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군 기강을 흔들고 있다. 19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범죄 입증을 위해 군 헌병대로부터 의뢰받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 건수만 50건 안팎이다. 국방부가 사병에게 평일 일과 후, 휴일 대부분의 시간에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면서 나타난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경기도 한 부대의 병사 5명이 수백만원부터 억대에 이르는 스포츠 도박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흔들리는 군 기강을 바로 잡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군장병들의 휴대전화 운영 방안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는 휴대폰 카메라 렌즈를 스티커로 막아 무분별한 부대 내 보안을 막는 수준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 접속을 막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