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 최태원 회장 방문에 2연패 탈출…전 구단 상대 승리

서울 SK는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의 홈경기를 펼쳤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SK 구단 직원들은 평소보다 훨씬 분주하게 움직였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홈경기를 관전을 위해 학생체육관을 찾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농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미국 유학시절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샬럿 호네츠 구단주)이 뛰던 시카고 불스의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고, 유학생들과 클럽을 만들어 농구를 즐기기도 했다.

최 회장이 SK의 홈경기를 찾은 것은 2018년 4월 18일 DB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80-77승) 이후 처음이다. 당시 SK는 최 회장이 방문한 경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SK 농구단 창단 이후 최 회장은 세 차례 농구장을 방문했는데, 모두 승리한 바 있다.

DB전에 앞서 SK는 2연패를 당한 상황이었다. SK의 장지탁 사무국장은 “우리 팀이 첫 연패에 빠져있고 경기력도 안 좋은 시기다. 회장님 방문이 선수들에게 분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K는 DB에 85-69의 승리를 거두고 결국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초반부터 자밀 워니(25점·15리바운드)가 페인트 존을 장악했고, 최근 답답할 만큼 터지지 않았던 3점슛도 모처럼 불을 뿜었다. 이날 SK의 3점슛 성공률은 43%였다. 게다가 김선형(16점·7어시스트·5스틸)이 5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상대 패스 흐름을 차단해 속공 득점으로 연결, 쉽게 득점을 올렸다. SK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렸다. 3쿼터 중반에는 62-38까지 앞서나갔다.

SK는 4쿼터 허웅(35점·3점슛6개)을 앞세운 DB의 거센 추격을 당했지만, 최준용(18점·7리바운드)과 워니의 활약으로 이를 뿌리쳤다.

올 시즌 DB전 승리가 없었던 SK는 이날 승리로 전 구단 상대 승리의 기쁨도 누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고, ‘최 회장 방문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DB는 허웅이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인 35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3쿼터에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는 역부족이었다. DB는 3연패에 빠졌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